‘이제는 귀(耳)가 아닌 걸어 다니는 눈(目)을 잡아라.’
12월로 예정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 개시가 임박하면서 당장 국내에서만 수천억원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DMB 단말기 시장을 놓고 모바일 기기업체간 시장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휴대폰이나 노트북, 차량 내비게이션 등 모바일 기기업체들이 지상파 DMB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속 지상파DMB 수신기능을 탑재하거나 전용 단말기와 융합한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상파DMB는 위성DMB와 달리 풍부한 콘텐트가 완전무료로 서비스될 예정이어서 위성DMB보다 파괴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가 독일과 국내에서 사상 최초로 지상파 DMB로 방송될 예정이어서 지상파DMB 단말기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지상파ㆍ위성DMB 단말기 시장은 올해 전세계 3억2,500만 달러에서 내년에는 7억7,300만달러, 2007년에는 11억200만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국제전자전람회(IFA)에서 세계 최초로 지상파DMB폰 시연을 가져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지상파DMB폰은 지상파DMB 단말기중 가장 경쟁력이 높아 국내에서 올해 28만대의 시장이 형성되고 2010년까지 703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열린 ‘2005 한국전자전(KES)’에서 지상파DMB 전용단말기인 모바일TV(모델명 DMB-T450)와 지상파DMB 수신기능을 탑재한 캠코더 ‘미니켓 포토’를 내놓았다. 이에 앞서 8월에 지상파DMB 수신기능을 갖춘 휴대용 DVD플레이어(모델명 SV-L77DMB)를 개발했고, 2월에는 DMB수신 기능을 갖춘 노트북 컴퓨터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LG전자도 이에 질세라 4월 지상파DMB 수신이 가능한 노트북 컴퓨터 ‘X노트 익스프레스 LW40’를 출시한 뒤 6월에 후속모델 12.1인치 LCD 화면의 ‘X노트 익스프레스 LW20’을 발표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 제조업체인 이피루스는 최근 30만원대의 차량용 지상파DMB 셋톱박스를 출시했고, 지티전자는 7인치 LCD를 포함한 일체형 차량용 지상파DMB 수신기를 개발했다. 현대오토넷도 위성과 지상파 DMB를 모두 수신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개발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들이 지상파 DMB시장을 겨냥해 지상파 DMB 수신기능을 탑재하거나 융합기능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휴대폰과 MP3 플레이어 등이 공존하듯 수요자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지상파 DMB 단말기들이 각각의 시장을 형성하며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