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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社, 타미플루(조류독감 치료제) 독점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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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社, 타미플루(조류독감 치료제) 독점 풀어야”

입력
2005.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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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대재앙을 막기 위해 치료제 ‘타미플루’를 보다 손쉽고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 “조류독감을 막을 수 있는 약품을 더욱 손쉽고 값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가격을 낮추고 특허권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의 주장을 전했다.

이 같은 주장이 WHO의 공식 견해는 아니지만 FT는 ‘타미플루’ 생산을 독점 공급하는 제약회사 로슈에 대한 비판이 전세계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축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타미플루’의 라이선스 생산을 허용하라는 요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 주 로슈사에 라이선스 생산이 가능한지를 타진했고 인도의 시플라사는 내년부터 타미플루 카피약을 시판하겠다고 발표했다.

6일 WHO를 방문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조류독감의 예방과 치료에 한해선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운을 떼기도 했다. 하지만 로슈사는 “10단계에 걸치는 생산 과정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이 생산하려면 3년 이상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아웃소싱이나 라이선스 생산을 거부하고 있다.

로슈사는 뜻하지 않게 떼돈을 벌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의 두배에 달하는 4억5,600만 달러 어치의 타미플루를 판매하고도 30개국에서 2,800만명 분의 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문제는 로슈사가 전세계에서 쏟아지고 있는 타미플루 수요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WHO는 조류독감이 세계적으로 유행할 경우에 대비해 각국 정부에 인구 25%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라고 권고했다.

WHO 권고기준인 인구 25%에 해당하는 타미플루를 비축하려면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타미플루의 또다른 높은 문턱은 1인분에 60달러씩이나 하는 가격이다. 조류독감 위험이 큰 동남아시아 저개발국가 정부들은 타미플루를 구매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로슈사가 300만 명 분을 기증키로 했으나 역부족이다.

타미플루에도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가 확인되는 등 이것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조류독감의 예방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카이론사, 프랑스의 사노피-아벤투스 등이 개발 중인 백신은 미완의 단계이다.

다만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생산ㆍ판매하는 항바이러스제 ‘리렌자’도 조류독감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분말로 돼있어 흡입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 국가간 위생격차커… 조류독감 방역 회의론

조류 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세계가 노력하고 있으나 국가간의 위생 수준 차이로 근본적인 방역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마이클 리빗 미국 보건부장관은 15일 “조류 독감의 인체 발병을 찾아내 신속히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는 감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을 순방하면서 느꼈던 현지 재래시장 체험을 소개하면서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을 초기에 발견, 진압하는 일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리빗 장관은 캄보디아의 시장에서 만난 상인의 예를 들며 “그녀는 돼지를 버스 지붕에 실어왔는데 그 옆에는 닭고기가 있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고 돼지 옆에는 거위, 칠면조, 오리 고기가 담긴 바구니가 널려 있었다”며 비위생적인 처리 과정을 부각했다.

조류 독감의 확산으로 가금류를 집단 폐기처분하고 있는 루마니아의 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드문 경우지만 일부 주민이 살처분을 피하려고 가금류를 숨기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조류 독감 확산 방지책 마련에 매달리고 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루마니아에서 발견된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대륙 전체로 퍼질 위험성에 대비, 18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회담을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폴란드는 17일부터 가금류와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옮기는 철새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가금류를 실내에서 사육토록했다.

태국 정부는 조류독감이 발생하기 쉬운 겨울철이 다가옴에 따라 전국적인 조류독감 경계태세를 구축했다. 태국에서는 작년 초 조류 독감이 첫 공식 확인된 후 지금까지 17명의 환자가 발생, 12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조류 독감의 진원지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동물 방역 문제를 다루는 국제수역기구(OIE) 내 ‘국제동물보건규약’의 알레한드로 티어먼 의장은 “우리가 근원적으로 이를 예방하기 희망한다면 인간과 동물의 보건에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지도록 해당국을 지원해야 한다”며 선진국이 조류독감 발병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의 재래농장 및 시장에서 H5N1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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