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0ㆍ26 재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며칠째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득표전에 나섰던 예년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당은 “정책과 인물 중심의 지역 선거가 되도록 중앙당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문희상 의장은 11일 지방신문 창간 행사 참석차 대구에 내려갔으나 동구 을 이강철 후보에게는 가지 않고 바로 상경했다. 14일에도 전국체전 참석을 위해 울산에 갔지만 박재택 후보의 선거사무실만 방문했을 뿐 유세는 하지 않았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도 울산에 갔지만 체전 행사에만 참석했다. 이번 주에도 문 의장 등 지도부의 선거지역 방문일정은 잡혀있지 않다. 문 의장 측은 “지역의 요청이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다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9일, 11일, 14일 등 대구에만 세 차례 다녀갔으며, 14일에는 지도부를 이끌고 울산을 방문했다. 이번 주에는 경기 광주와 부천을 찾을 계획이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13,14일 경기 광주와 부천지역에서 지원유세를 했고, 민노당 김혜경 대표도 13일부터 울산에서 3일간 상주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안팎에는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지않으려는 지도부의 보신책”이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지도부가 여권에 대한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어 승산이 희박한 마당에 공연히 앞장섰다가 책임론의 표적이 될 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조기 전당대회론이나 차기 대권후보의 조기 당 복귀 가능성 등을 의식한 방어막의 성격도 짙다. 그러나 선거운동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결과가 나빠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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