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파죽의 2연승을 질주했다.
삼성은 16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서 ‘언터처블’ 오승환의 쾌투와 연장 12회말 터진 김종훈의 극적인 끝내기 결승타에 힘입어 두산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가을 잔치'의 초반 2경기를 다 잡은 삼성은 2002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그동안 22차례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초반 2연승을 거둔 경우는 10번 있었는데 이들 팀 모두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 100%를 기록했다. 또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도 18번이나 정상에 올라 우승 확률 81.8%에 이른다.
2연승으로 잠실에 여유있게 가려는 선동열 감독과 2차전마저 내줄 수 없다는 김경문 두산 감독 모두 필승카드를 내밀며 총력전을 펼쳤다. 2-2의 팽팽한 균형이 계속된 12회말.
선두타자 김재걸이 상대 투수 이재영에게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진루한 뒤 보내기 번트에 이어 김종훈의 우월 안타로 홈인, 한국시리즈 사상 최장시간인 4시간 36분에 걸친 대혈투를 마감했다.
전날 1차전 대타로 출전, 역전 2루타와 쐐기 2루타를 터뜨리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던 ‘히로’ 김재걸은 이날도 3타수 3안타의 맹타에 결승점까지 뽑아내는 수훈으로 이틀 연속 역전승을 이끌었다.
강동우를 제치고 주전 우익수로 나선 김종훈도 포스트시즌 61경기 출전에 0.285의 타율과 31타점으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김종훈의 연장끝내기 안타는 한국시리즈 통산 3번째.
2회초 볼넷을 얻어 나간 홍성흔이 안경현의 우중간 2루타 때 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뽑은 두산은 8회초에도 김동주가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만든 찬스에서 대주자 윤승균이 안경현의 좌중간 2루타로 홈인, 다시 1점차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패색이 짙던 삼성은 1사후 대타로 나온 김대익이 잘 던지던 두산의 특급마무리 정재훈의 포크볼을 건져 올리는 우월 솔로홈런을 작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동열 삼성감독은 10회 무사에 주자 2명이 나가는 위기를 맞았는데도 과감히 오승환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뒀고 그대로 적중했다.
전날 2이닝을 마무리하며 팀 승리를 이끈 오승환은 이날도 구원 투수로는 적지 않은 51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 동안 11타자를 맞아 삼진을 6개나 잡아내고 안타 없이 볼넷만 2개 허용하는 호투를 보였다. 3차전은 18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대구=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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