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스무 살, 학교는 준비해주지 않는다 멜 레빈 지음
삼각함수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는지, 혹은 역사적 사실을 기억했다가 앵무새처럼 잘 욀 수 있는지 하는 것들은 지금 이름을 댈 수 있는 거의 모든 직업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공부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학교가 그것 외에는 정말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대 교수이며 소아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어른아이’를 만들지 않으려면 성공적인 직업 인생을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창의적인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배양하는 것이 학교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두뇌가 다른 만큼 그 강약을 살펴서 맞춤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설득력 있게 들려주고 있다. 이희건 옮김. 소소 1만8,000원.
페르세폴리스 1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이슬람 혁명, 근본주의, 대 이라크 전쟁. 우리가 알고 있는 이란은 서구 언론의 눈으로 한 번 걸러진, 단편적인 것이다. 14세까지 테헤란에서 살다가 지금은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36세의 삽화가 마르잔 사트라피는 10세 때부터 이란을 떠날 때까지 조국에서 겪은 일들을 만화로 들려준다. 이슬람 혁명 이후 진보적인 자신의 집안과 억압적인 사회 간에 발생하는 갈등, 고문과 투옥이라는 고난을 겪으면서도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란 현대사의 한 시기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이란이라는 나라가 소수의 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잘못된 행동으로 판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저자와 또래 이란 아이들의 재미난 일상도 엿볼 수 있다. ‘페르세폴리스는 ‘페르시아의 도시’라는 뜻으로 이란 남서부에 있는 옛 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이다. 김대중 옮김. 새만화책 1만원.
부르주아전 피터 게이 지음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인 역사학자 피터 게이는 나폴레옹 최후의 패전(1815년)부터 제1차 세계대전 발발(1914년)까지 부르주아의 이미지를 통념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복원한다. 오스트리아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일기를 비롯해 편지, 소설, 그림, 신문광고 등 다양한 사료를 동원해 그가 제시하는 부르주아 상(像)은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라는 자긍심으로 가득찬 진보집단도, 악랄하게 노동계급을 착취하는 악한도 아니다. 노동의 복음을 숭배하고, 무엇보다도 사생활의 불가침성을 굳건하게 믿는 집단이었다. 역사학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인 방법론을 접목하는 게이의 방식은 특히 에로스, 불안, 공격욕 같은 부르주아의 내면 중 가장 은밀한 영역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고유경 옮김. 서해문집 1만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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