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동국대 강정구 교수 불구속 수사 지휘에 대한 입장을 이르면 14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13일 밤 “결정이 늦어질 경우 불필요하게 파문이 확산될 우려가 있어 내일 중 총장의 입장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13일 오전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으나, 오후 늦게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며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강 교수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자체 수사한 뒤 처리방안을 다시 정해 건의하는 방안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장관 지휘를 수용할 지에 대한 결론은 상당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강찬우 대검 홍보관리관은 총장의 입장 표명이 유보된 데 대해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수렴하던 중 다양한 다른 생각들이 제기되어 좀더 신중한 결정을 위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다음 입장을 표명키로 했다”고 말했다.
대검은 13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천 장관의 지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간부들은 천 장관의 지휘가 적법한데다 명백히 불합리하지 않은 만큼 수용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강 교수 사건의 성격을 감안할 때 뚜렷한 거부 명분이 없는 적법조치에 반발해 사퇴하는 것은 자칫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견해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검사가 주축인 대검 연구관들은 별도의 회의를 갖고 “장관의 지휘권이 비록 법에 명시돼 있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신중히 행사돼야 하는데도 이번 수사지휘는 검찰의 최대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켜 부당하므로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김 총장에게 올렸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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