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면 손에 잡힐 것 같은 가을하늘. 이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은 어딜까. 하늘과 가장 가까운 건물 옥상이 정답이다. 최근 몇년 사이 서울 도심의 건물 옥상이 곳곳마다 꽃과 나무와 습지로 꾸며진 정원으로 바뀌고 있다.
옥상정원 2만여평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녹지로 조성된 시내 건축물 옥상은 249곳, 2만900여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옥상녹화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한 후 조성된 곳이 전체의 82%(201곳 1만7,100평)였다. 서울시는 2002년부터 각 자치구의 신청을 받아 조성비의 50%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민간건축물의 옥상녹화를 돕고 있다.
시의 옥상녹화 지원사업에 따른 조성지는 31곳 3,500평(17%), 동사무소 시청 등 공공기관의 자체조성지는 49곳 4,000평(19%), 민간 건축주의 자체조성지는 169곳 1만3,300평(64%)으로 나타났다.
규모 순으로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1,131평), 구로구 신도림동 안성상가(562평) 등 옥상녹화면적 1~5위 건축물 중 4곳이 2002년 이후 조성됐다.
그러나 백화점 대형상가 등 옥상녹화면적 300평 이상 17곳이 전체녹화면적의 34%를 차지한 반면, 60평 이하 143곳의 면적은 전체의 16%에 불과해 생활주변의 소형건축물 옥상의 녹화가 좀더 활발히 진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조성방법별로는 맥문동 수호초 등 지피식물이나 초화류를 심은 ‘경량형’이 44곳(12%)이었고, 소나무 사철나무 등 교목과 관목을 심은 ‘중량형’과 이 둘을 혼합한 ‘혼합형’이 205곳(88%)으로 나타났다.
가볼만한 옥상정원들
옥상정원은 생태학습 및 음악회 연주회 등 각종 문화이벤트 공간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청 별관에 조성된 옥상생태공원 ‘초록뜰’(90평, 2000년)에는 매발톱꽃 제주양지꽃 등 도심에서 잘 볼 수 없는 100여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 생태학습이 진행된다.
시ㆍ민간 합작으로 조성된 곳으로는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 옥상의 ‘작은누리’(190평, 2003년)가 대표적이다. 보리수 원추리 등 야생풀꽃들을 관찰할 수 있고 방울토마토 등을 기를 수 있는 텃밭도 있다.
민간의 자체조성공간으로는 최근 개관한 충무로1가 신세계 본점(417평) 옥상이 눈길을 끈다. 생태체험과 재즈 클래식 등 다양한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이춘희 서울시 조경과장은 “옥상녹화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시적인 도심녹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옥상뿐 아니라 앞으로 옹벽 석축 등 건물의 다양한 부분을 녹화할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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