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노숙인 무료진료소가 비좁은 진료공간 확충을 위해 11일 서울역 광장 혈액원 뒤편의 공간에 컨테이너 2동을 설치했으나 철도공사가 이를 철거키로 해 갈등을 빚고 있다.
무료진료소는 4.5평 공간에서 하루 평균 100여명씩 몰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어, 8월부터 철도공사에 서울역 내 빈 공간을 대체시설로 사용케 해 달라고 요청했다.
철도공사 이철 사장은 8월 23일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임영인 소장을 만나 진료공간 확보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9월 5일 다시 불가 입장으로 돌아섰다.
결국 무료진료소는 11일 대체 진료공간으로 쓸 컨테이너 설치를 강행했고, 철도공사는 트럭으로 컨테이너 출입구를 막아버렸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컨테이너는 불법시설물이므로 철거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원센터 장수미 현장진료팀장은 “겨울철에는 노숙인 사망사고가 늘어나는 등 소외계층의 의료수요가 많아진다”며 “진료공간 확보가 꼭 필요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컨테이너를 설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원센터 임영인 소장은 “진료소 확충은 인권 차원의 문제”라며 11일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서울역 주변 노숙인 200여 명은 12일 오전 서울역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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