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콜금리 목표치가 인상됨에 따라 향후 증시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일회성’으로 그칠 경우 오히려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11일 오전 콜금리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 상승폭이 다소 둔화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었다.
물론, 일각에선 ‘금리인상은 증시에 악재’라는 원칙론을 제시하며 당분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콜금리가 인상됐던 2000년 2월과 10월, 2002년 5월의 경우 주가가 한달 동안 5~16% 떨어졌다”며 “그만큼 콜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금통위가 이번 인상을 필두로 콜금리를 계속 높여갈 경우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이던 유동성이 훼손되는 결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기업들의 조달금리가 높아져 향후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콜금리 인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낮은 국내 인플레 수준, 부동산가격 하락 등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당분간 국내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을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이 오히려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콜금리 인상으로 9월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졌던 과거 3차례의 금리인상 때도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 현상이 뚜렷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기업실적과 관련해서도 이점이 더 많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현재 90%대라는 사상 최저수준의 부채비율과 47조원이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콜금리 인상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이번 콜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에서 경기에 대해 자신을 갖는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며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골드만삭스 김선배 연구원과 메릴린치의 티모시 본드 이코노미스트 등은 “내년까지 점진적 금리상승이 예상되나 지속적 경제성장과 유동성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한 반면,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의 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시작됨에 따라 증시의 상승 기조가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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