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체들이 쾌속 질주하고 있다. 독일차인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일본차인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미국차인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수입차 전체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고객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수입차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9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1,3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6,894대보다 26.4%나 증가했다. 이는 1~9월 현대ㆍ기아ㆍGM대우ㆍ쌍용ㆍ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5사의 승용차 판매량이 63만9,98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다.
특히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935대로 지난해 9월(1,956대)보다 50.1%나 늘어났다. 이는 월 판매량으로 보면 지금까지 사상 최대치인 7월의 2,798대를 다시 갈아치운 것인데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한 지난달 승용차 총 판매량 6만9,865대 가운데 수입차 비중이 처음으로 마의 4%대를 돌파, 4.2%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수입차의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국내 업체들의 파업으로 인한 판매 부진의 영향도 없지 않다”며 “그러나 2001년 1%에도 못 미쳤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수입차 시장이 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 현재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선 모두 21개 브랜드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영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에도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와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가 새로 진입했다.
기존 브랜드도 다양한 신차 출시로 고객들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이미 48종의 신차들이 출시됐다. 이는 국내 완성차 5사의 올해 신차가 10종도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많은 편이다.
구매 방식도 한 몫하고 있다. 다양한 금융 프로모션 등을 통해 부담없이 할부나 리스로 구입하는 사례가 많다. 법인의 경우 리스료가 비용처리되는 점을 감안, 수입차 구매를 늘리고 있다. 수입차는 비싸다는 고정 관념을 깨는 저가 모델들도 쏟아지고 있다.
수입차 가격파괴의 효시는 혼다다. 혼다는 지난해 어코드 2.4를 3,390만원에 내 놓으며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지 한달만에 수입차 판매 순위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KAIDA 관계자는 “예전에는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아 판매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은 편”이라며 “합리적 구매를 따지는 젊은 층의 수입차 구매가 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아직 부품 값도 비싸고 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불편한 점도 많다”며 “가격 대비 가치 면에서 과연 제 몫을 하고 있는 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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