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강탈해간 함북 길주의 북관대첩비가 100년 만인 이달 하순 한반도로 되돌아온다.
한일 양국은 12일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가 보관중인 북관대첩비를 한국으로 되돌려준다는 내용의 인도 문서에 서명하고 이달 26일전에 철거 및 운송작업을 개시한다고 외교부가 10일 밝혔다.
대첩비는 26일 또는 27일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며, 일정기간 서울에서 전시된 뒤 적절한 시기에 대첩비의 원소재지인 북한으로 인도된다. 이에 앞서 야스쿠니 신사는 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반환을 최종 결정했으며 대첩비 철거 당일 신사 내에서 민간단체 등의 주관으로 고유제(告由齊)가 열린다.
높이 187㎝에 1,500자의 글을 담고 있는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정문부(鄭文符)장군이 함경도 경성과 길주에서 왜군을 물리친 것을 기리기 위해 숙종 34년(1707년) 길주에 세워진 것이며, 1905년 러일전쟁에 참전했던 일본 육군이 강탈한 뒤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해왔다.
이후 재일사학자 최서면 박사가 1978년 대첩비를 처음 발견했고, 이후 정부는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일본은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 3월 한일 양국의 불교복지협의회가 북한의 불교도연맹과 만나 반환에 합의하면서 반환 문제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올 4월 남북 당국의 반환요구 문서 일본 전달, 올 6월 남북장관급회담 공동보도문을 통한 반환 요구 등으로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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