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10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미 항소장을 낸 상태여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CB 발행은 자금 조달을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다”며 “항소심에서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은 1996년 삼성에버랜드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 등에게 CB를 저가 배정한 데 대해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한 변칙 증여”라며 허태학,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전ㆍ현 사장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그러나 “저가로 배정한 건 인정되지만 당시 적정 주가를 판단할 수 없어 정확한 회사 손실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 대신 형법상 배임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적정 주가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이건희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공모관계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종빈 검찰총장은 이날 부산 고ㆍ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삼성그룹 총수일가 소환 계획에 대해 “수사에 꼭 필요한 인물로 판단되면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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