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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0돌 북한 노동당이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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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0돌 북한 노동당이 가야 할 길

입력
2005.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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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노동당이 오늘로 창설 60주년을 맞았다. 1945년 10일10일 소련군 점령하의 평양에서 김일성 주도로 열린 조선공산당 서북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로부터 쌓은 연륜이다. 평양은 요즘 온통 노동당 창설 60주년을 축하하는 열기로 뜨겁다. 군중시위와 횃불 행진 등 성대한 기념 행사가 연일 계속돼 왔다.

10만 명의 군중이 동원된 아리랑 공연도 그 축하행사의 하나다. 우이(吳儀) 국무원부총리가 이끄는 중국대표단 등 외국 축하사절단도 줄을 이었다.

조선노동당이 북한 체제와 사회를 이끄는 영도기관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대대적인 기념행사는 북한측으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식량난과 열악한 인권상황 등을 감안할 때 오늘날 북한의 모습은 조선노동당이 꿈꿨던 사회주의 낙원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북한의 요란한 기념 행사에 축하를 보낼 수 없는 이유다.

북한처럼 당의 영도를 통해 국가를 운영했던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은 모두 몰락했다. 가까스로 사회주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은 당의 지도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꿨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북한 당국의 선전과 구호와는 달리 주체사상과 선군정치는 북한 사회 전반의 활력과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사회구성원을 무기력한 피동적 개체로 만들어버렸다. 오늘날 북한이 봉착한 모든 문제들이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본다.

북한체제가 사회주의 틀을 유지하면서 생존하려면 이 질곡에서 벗어나야 하며 그 임무는 북한체제를 영도한다는 조선노동당의 몫일 것이다. 고립과 자력갱생으로는 안 된다는 점이 분명해진 지금 조선노동당은 개혁과 개방에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남북간 교류협력과 평화공존에 역행하는 노동당 규약들도 손질해야 한다.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 완수’를 노동당의 당면 목표로 규정한 당 규약들을 그대로 두고서 남북화해 협력시대가 열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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