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롱고스’(무지개의 나라).
한국을 일컫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몽골인들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다. 한류의 영향이 대중 문화를 넘어 사회 전반에 스며들면서 그들의 의식주까지 바꿔놓았고, 한국의 경제 발전을 따라 배우려는 노력도 이어져 왔다.
그런 몽골에서 한국인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반한(反韓) 기류가 급속 확산되고 있다. MBC ‘PD수첩’은 11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하는 ‘한류, 돈과 향락에 멍들다 - 몽골 한류의 두 얼굴’에서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추악한 한국인들의 모습을 낱낱이 고발한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명 ‘포항 삼거리파’라는 조직폭력배 일부가 몽골에서 활동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제작진의 몽골 현지 취재 결과, 이 조직의 일원으로 지목된 한 교민이 대사관에서 손가락을 자르며 난동을 부린 사실이 확인됐다.
또 교민과 현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온몸에 문신을 새긴 한국인들이 몽골의 사우나를 들락거려 현지인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으며, ‘모래 시계’ ‘야인 시대’ 등 폭력배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된 후 한국 조폭을 동경하는 자생 폭력배들이 늘어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몽골 한류의 어두운 그림자에는 섹스 산업 진출도 포함돼있다. 울란바타르에서 성업중인 한국식 ‘가라오케’가 그 첨병 노릇을 한다. 가라오케의 한 몽골 마담은 “소위 ‘2차’를 가는 것은 기본인데, 같이 여행하며 몽골 전통 가옥 게르에서 동침하는 서비스를 하루 10만원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올 3월에는 국내의 인터넷 모바일 업체가 몽골국립사범대학 강의실에서 몽골 여성의 누드를 찍다가 발각된 사건도 있었다. 몽골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준 이 사건은 한국인 건설업체의 아파트 분양 사기 사건(피해액 총 125만 달러)과 더불어 몽골 언론에 연일 대서 특필 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온 몽골인 노동자들이 겪은 비인간적 대우, 임금 체불, 취업사기 등 각종 피해 사례도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반한 기류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는 몽골인이 가장 혐오하는 외국인으로 한국인이 2위로 꼽히기도 했다.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우리 교민이 역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PD수첩’은 사정이 이러한데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아예 한인회와의 교류마저 끊은 주 몽골 한국 대사관의 태도도 조목조목 비판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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