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호’ 23위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부호’는 단순히 재산액의 많고 적음을 넘어서 현대인이 살아가고, 일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꾼 정도를 기준으로 세계 부호들의 영향력을 재평가해 25인을 선정한 것이다.
FT는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을 이 회장의 장점으로 꼽으면서 “그는 일본 기업의 이름을 빌어와 전자제품을 만드는 대신 삼성 스스로의 명성과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며 “그 결과 삼성은 질 낮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던 회사서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기술 생산 회사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 일가는 3월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재산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는 122위에 머물렀다. FT는 이 회장 관련 설명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세계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벌였고, 그 결과 세계 LCD 및 메모리칩 분야 그리고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 재산액 뿐만 아니라 영향력도 세계에서 가장 큰 부호인 것으로 꼽혔다.
FT에 따르면 개인 재산 510억 달러의 빌 게이츠 회장은 2000년 280억 달러로 자선 재단을 만들고 매년 수입의 5%를 에이즈 퇴치를 위해 쓰는 등 활발한 자선 활동을 벌여왔다.
한편 이번 선정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과 유럽의 미디어 거물 존 드 몰. 잡스 회장의 재산은 3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MP3‘아이 팟’시리즈를 개발해 전 세계 전자 제품, 음악 시장에 태풍을 몰고 오면서 작년 6위에서 2위로 4단계나 뛰어 올랐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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