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인 8일 한국과 일본 교사들이 국내 초등학생을 상대로 양국의 역사 교재를 사용해 일제 강점기 시대상을 설명하는 공동수업을 실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조 일본교직원조합(일교조) 등이 주최한 ‘2005 한ㆍ일 평화교육 실천교류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일본 이와테현 토루 사사키 교사는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신자초등학교 6학년 4반에서 32명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업을 진행했다.
토루 교사의 수업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인근의 추모비에 얽힌 조선인 강제연행 역사에 맞춰졌다. 그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와타현 마츠오 광산으로 강제 연행된 조선인 이야기를 담은 종이연극 내용을 직접 한국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토루 교사는 학생들에게 “기록은 대부분 소각됐지만 전쟁종료 후에도 많은 조선인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토루 교사는 “일본과 한국이 같은 교재, 같은 내용으로 공동수업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고, 수업을 경청한 한 학생은 “한국인들이 억지로 일본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일본 교사로부터 들었을 때 화가 났지만 건립비 이야기에 다소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자초교 김동진 교사가 강단에 올랐다. 김 교사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떠올리면서 “1895년 10월 8일 새벽에 무슨 일이?”라는 제목으로 수업했다. 일본 교사 13명은 9일 서울 서대문 형무소와 경복궁을 둘러본 뒤 이날 오후 출국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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