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 홍보비 12억원 등 전체 비용만 33억원을 썼는데 너무 많이 쓴 것 아니냐?”(열린우리당 양형일 의원)
“행사비용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니 대답할 필요가 없다.”(이명박 서울시장)
7일 국회 행자위의 서울시 국감에선 이런 식의 짧지만 날선 여당 의원들과 이 시장의 기 싸움이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질의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이런 저런 근거를 대며 ‘군기잡기’에 나섰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집중 지원을 받은 이 시장 역시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에선 정책위의장인 원혜영 의원이 맨 먼저 나섰다. 원 의원은 서울시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서울시 인구는 1,025만 명인데 이 시장은 인사말에서 왜 1,100만 명이라고 보고하느냐”며 “이는 서울시의 팽창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분위기를 잡았다. 한나라당 의석에서 곧바로 “본질적인 문제를 갖고 얘기하라”는 엄호사격이 나왔다.
이어 양형일 의원이 “이 시장은 늘 서민출신이라고 하지만 정작 서민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물가관리를 보면 서울시가 수준이하”라고 압박했다.
홍미영 의원도 “인디밴드 카우치의 성기노출 사건 이후 공연계의 블랙 리스트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이 시장에게 문화마인드가 부족하다는 단적인 예”라고 지원공세에 나섰다. 최규식 의원 역시 “낙후한 강북발전은 외면한 채 이 시장이 속한 한나라당 지지기반 지역인 강남만 신경 쓰고 있다”고 신경전을 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여당 의원들이 한바탕 공격성 질의를 퍼부은 뒤 다른 질의로 넘어갈
때는 바로 마이크에 대고 “답변할 기회를 달라”며 일일이 반박하는 등 지지않았다. 특히 양 의원이 지난 1일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한 TV방송에서 생중계한 것을 걸어 “생방송 비용으로만 1억2,000만원이 들었는데 결국 이 시장 개인 홍보를 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정반대의 논리로 반박했다.
이 시장은 “원래는 다른 방송국에서도 6개월 이상 준비했는데 갑자기 무슨 이유에선지 행사를 앞두고 중계를 취소했다”며 되받아쳤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의 합헌성, 경부운하건설계획 등 민감한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답변할 성질이 아니다”며 노련하게 피해나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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