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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교실 폭행치사 사건/ '사이버 집단응징'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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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교실 폭행치사 사건/ '사이버 집단응징' 위험수위

입력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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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부산 K중학교 교실에서 홍모(14)군이 만화책을 함께 보던 친구 최모(14)군과 사소한 시비 끝에 가슴과 얼굴 등을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최군과 홍군은 2~3교시 사이의 쉬는 시간에 학급문고에 있는 만화책을 함께 보다 책장을 빨리 넘긴다는 이유 등으로 티격태격 다퉜다.

당시 홍군으로부터 핀잔을 들은 최군은 순간 화가 치밀어 주먹으로 홍군의 가슴과 얼굴 등을 때려 넘어뜨리고 발길질까지 했다. 분을 삭이지 못한 최군은 주위에 있던 의자까지 집어 던졌고, 홍군은 현장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주위에 있던 같은 반 친구들조차 말릴 틈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을 잃고 입원치료를 받던 홍군이 5일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가해자 최군의 개인정보와 사진 등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미니홈피,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올렸다. 사이트와 홈피, 블로그 등은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됐고, 이에 대한 풍자 패러디(사진)까지 등장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6일 이후 인터넷 포털 다음과 네이버의 게시판 등에는 ‘K중학교 살인 사건’ ‘살인마 최군’ 등 수천건의 글이 올랐으며, 최군의 실명, 사진 및 전화번호 등도 유출됐다. 최군을 비난하는 댓글도 경쟁적으로 올라 이미 수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네이버 ‘안티 최군’ 카페에서 한 네티즌은 “넌 죽어야 해. 니가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도 “왜 자살 안 해? 궁금하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서울시청 앞 토요일 7시 모두 함께 합시다’며 선동을 촉구하는 공지사항도 올려져 있다.

다음의 한 네티즌은 ‘넌 사회에서 매장 당해야 돼’라는 글을 올렸으며, ‘K중학 책걸상 친구 살인사건’ 등의 패러디물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 최군의 학교 홈페이지와 개인 미니홈피에도 네티즌들의 공격으로 마비되다시피 했다.

학교측의 은폐, 축소 부분에 대해서 학교의 한 관계자는 “사고 발생 4분만에 119에 신고했고, 오전 11시 10분께 홍군을 병원으로 급하게 후송했다”며 “일부 학생의 주장 등만을 믿고 학교가 사건을 축소한다느니, 은폐한다는 하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최군은 폭행치사 혐의로 6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최군은 이 학교 일진회의 짱이었다’ ‘학교가 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한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퍼뜨리며 가족, 학교에 대한 악의적 비방을 계속할 경우 명예훼손 등으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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