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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마(大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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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대마(大麻)

입력
2005.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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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大麻) 하면 안 좋은 생각부터 떠오른다. 유명 가수들의 대마초 사건들에 대한 나쁜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대마초 폐해가 알려져 왔던 만큼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금지 마약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마의 문제 성분은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THC이다.

삼이라고도 불리는 대마는 종류에 따라 THC의 함량이 달라 일률적으로 위험시하는 것은 잘못이다. 대체로 THC 성분이 0.1%이하라면 마약이라고 볼 수 없는데 한국산 대마는 0.11% 정도를 함유하고 있다.

■ 대마에는 THC 이외도 여러 가지 유용한 약리성분이 들어있다. 항균성분도 그 중의 하나다. 이 성분 때문에 대마 양말은 무좀 예방에 도움이 되고 대마 벽지로 도배를 하면 흑색 곰팡이로 시커멓게 썩지 않는다. 병원에서 환자의 가운이나 침구용으로 대마섬유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마씨 기름에는 고농축 필수지방산이 들어있어 건성 피부에 이상적인 로션 재료로 활용된다. 대마 팬티는 마취 성분과 특유의 착용감 때문에 ‘정력 팬티’로 기능한다. 이외에도 대마는 건축과 맥주, 연료에 이르기까지 2만5,000가지 이상의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 이 대마의 용도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 바로 남북경협에 기여하는 용도다. 안동대마방직 (회장 김정태)과 북한 새별총회사(총사장 김용학)는 1일 평양에서 국내 기업가와 북측 인사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대마방직 합영회사 창업식을 가졌다.

이 합영회사는 OEM 방식으로 갖가지 삼베 제품을 만들어 남한의 백화점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삼베 제품은 남한에서 인기가 높아 전망이 매우 밝다. 이미 평양에서 생산된 삼베 제품이 국내 홈쇼핑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 합영회사는 북측과 외부 자본이 50 대 50의 지분으로 참여, 공동으로 경영을 한다. 따라서 외부 자본은 참여만 하고 경영은 북측이 하는 합작회사나 특수한 지역에서 외부자본이 경영을 하는 개성공단 방식과는 구별된다. 경영권 분쟁 시 조정이 힘들 수 있지만 북측에 자본주의 경영기법과 기술을 전수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평양대마방직은 북한 땅에서 재배한 대마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해 내기 때문에 단순 임가공보다 훨씬 높은 가득율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25년 동안 대마를 연구해온 김정태 회장의 집념의 산물인 평양대마방직합영회사가 윈윈하는 민족기업의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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