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 가 훌쩍 뜨고 싶은 가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시네필(영화애호가)들이라면 잇달아 열리는 영화제로 문화 배낭여행을 떠날 만하다. 뉴질랜드영화제 서울유럽영화제 일본영화제는 바다 건너 소문으로만 듣던 최신 화제작 들을 집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 뉴질랜드영화제
피터 잭슨 초기작 등 22편 상영
올해 처음 개최하는 뉴질랜드 영화제(12일~11월9일)는 서울 부산 광주 대구 전주를 돌며 펼쳐진다. ‘뉴질랜드 판타지’ ‘호러 영화의 전통’ 등 6개 상영부문에서 22편이 상영된다. 피터 잭슨 감독이 뉴질랜드에서 ‘반지의 제왕’ 촬영과 후반작업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번 영화제는 세계 영화산업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뉴질랜드 영화의 현주소를 진단할 수 있는 자리다.
잭슨 감독의 초기작 ‘배드 테이스트’(1987) ‘천상의 피조물’(1994) ‘포가튼 실버’(1995)를 필름으로 만날 수 있고, 배우 샘 닐이 만든 다큐멘터리 ‘샘 닐의 뉴질랜드 영화사 100년’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빈센트 워드 감독의 신작 ‘리버 퀸’(2005)으로 1860년대 원주민 마오리족과 영국인 틈바구니에서 갈등 하는 아일랜드계 가족을 그리고 있다. (02)6408-6233
● 서울유럽영화제
칸 수상작 등 최신 화제작 소개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막을 올리는 제6회 서울유럽영화제(26~30일)는 유럽에서 막 건너 온 따끈따끈한 프린트가 영사기에 걸린다.
올해는 특히 프랑스 영화계의 기대주 프랑수아 오종이 연출한 개막작 ‘타임 투 리브’(2005)와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2005) 마이크 리의 ‘베라 드레이크’(2004) 빔 벤더스의 ‘돈 컴 노킹’(2005)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2005) 등 부산영화제에서 참가한 유럽 최신 화제작들을 다수 상영한다. 부산에 가지 못한 시네필이라면 다소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외설과 예술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틴토 브라스의 ‘두 잇’(2003)과 마이클 윈터보텀의 ‘나인 송즈’(2004)는 심야에 관객들을 기다린다. 10일부터 예매, 1544-0600
● 일본영화제
국내 미공개 작품 45편 볼 기회
제2회 일본영화제(11월10~23일)는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45편을 소개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국내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 이누도 잇신 감독의 최신작 ‘메종 드 히미코’가 개막을 알리며, ‘언제가 책 읽는 날’이 폐막작으로 선정되었다.
국내 미공개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영화제는 ‘자토이치 싸움북’(1968) ‘자토이치와 요짐보’(1969), 야마다 요지 감독의 ‘남자의 괴로워’(1969) ‘속 남자는 괴로워’(1969) 등 일본의 인기 시리즈물도 상영된다. (02)514-5462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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