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아버님 생신 선물로 우승컵을 안겨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기쁩니다.”
‘미시 골퍼’ 한희원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오피스디포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 정상에 오르며 통산 4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한희원은 4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인근 랜초 팔로스 버디스의 트럼프 내셔널골프장(파71)에서 끝난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우승했다. 선배인 강수연을 2타차로 따돌리고 올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한희원은 지난해 9월 세이프웨이클래식 제패 이후 1년여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올해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수확한 6번째 우승컵이다.
올 들어 '톱10'에 7차례나 입상하면서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희원은 최종 라운드 18홀 경기가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린 와이어 투 와이어(완벽승리) 우승을 따냈다. 전날 8번홀에서 일몰로 경기가 중단돼 이날 9번홀부터 시작한 한희원은 한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은 완벽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큰 고비없이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전날 1타차 선두였던 한희원은 9번홀(파5)에서 2.5m 내리막, 10번홀(파4)에서도 4.5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우승을 예약했다.
이날 5언더파 66타의 데일리 베스트샷을 뿜어낸 강수연은 합계 10언더파203타로 준우승, LPGA 투어 사상 11번째로 한국 선수가 1, 2위를 나눠 가졌다. 16, 18번홀에서 맞은 약 2m 거리의 버디퍼트를 모두 놓쳐 연장전 기회를 놓친 강수연은 세이프웨이클래식 우승에 이어 3개 대회에서 모두 10위권에 진입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했다.
전날까지 한희원과 우승 경쟁을 벌였던 장정은 최근 계속된 강행군에 피로를 호소하며 3오버파74타로 3라운드를 마감, 공동 6위(6언더파 207타)로 내려 앉았다. 장정은 5개 대회 연속 톱10에 시즌 12번째 톱10을 달성했다. 김미현과 조령아도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9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 선수 5명이 톱10에 진입했다. 이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9위에 만족해야 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한희원 "시아버지 생신 선물"
한희원은 다른 선수들이 갖지 못한 든든한 ‘빽’이 있다. 바로 외조다. 프로야구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손혁(32)과 2003년 결혼한 한희원(26)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여자골퍼 중 유일한 주부 선수. 남편 손씨는 결혼 후 매주 짐을 싸며 여행을 다녀야 하는 한희원을 헌신적으로 돕고 있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다른 한국 선수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 시즌 전체 일정을 함께 한 손씨는 올해는 미국에서 학업을 시작해 모든 투어를 함께 하진 못했지만 이번 대회가 샌디에이고 미국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열려 현장에서 아내의 우승을 축하했다. 한희원도 우승 후 “시아버지께 늘 가서 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인데 생신 선물을 해야 하겠다는 욕심을 낸 것이 우승에 보탬이 됐다”며 남편의 외조에 감사를 표시했다.
박원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