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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골프장 무료개장… 오전 3시부터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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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골프장 무료개장… 오전 3시부터 '북적'

입력
2005.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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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권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가운데 난지골프장(9홀)이 4일 오전 1년 반 동안의 침묵을 깨고 문을 열었다. 공단측의 이번 ‘무료 개장’은 골퍼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시민단체들이 가족공원화를 주장하고, 서울시는 변상금을 내라고 압박하고 있어서 골퍼들의 스윙도 가볍지만은 않았다.

대기자들 인산인해

4일 오전 3시. 게임 시작까지는 아직 3시간 이상 남았지만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늘어선 골퍼들의 차량은 수십 대를 넘어서고 있었다. 공단측은 오전 3시부터 대기하고 있던 차량들을 선착순으로 주차장에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40분이 지나자 하루 티오프 인원인 240명(60팀)을 싣고 온 130대의 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웠고, 이용객 리스트는 마감됐다. 힘겹게 ‘커트라인’을 통과한 골퍼들은 공단 직원들이 전해주는 입장 손목띠를 착용하고 티오프 시간을 배정 받았다.

회사 동료 2명과 함께 첫 티오프 주자가 된 김종현(46ㆍ서울 망원동)씨는 “가능하면 일찍 티오프를 하기 위해 3일 오후 9시부터 차를 골프장 입구에 갖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이번 난지골프장 개장을 계기로 골프가 대중 레포츠로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장 마감이 의외로 빨리 끝나자 많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고 선착순 입장 방식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찬영(64ㆍ서울 염창동)씨는 “초저녁에 한 숨 자고 일어나 새벽 4시께 나왔는데 벌써 마감이 됐다” 며 “주머니 사정 때문에 3년간 골프를 못 치다가 난지골프장을 개장한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길모(65ㆍ서울 합정동)씨도 “시민단체가 결사적으로 골퍼들의 출입을 막는다는 소리를 들어 난지골프장을 찾는 시민들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고 조금 늦게 나왔는데 마감됐다”고 아쉬워했다.

개장 찬반 집회

서울시가 이날 공단측의 일방적인 ‘무료개장’에 대해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아 마찰은 없었으나 여기저기서 시위를 하는 바람에 골프장 주변은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시민단체연합 회원 15명은 새벽부터 입구에 늘어선 채 골프장을 가족공원으로 조성하라고 촉구했고, 골프 마니아들로 구성된 ‘난지도 골프장을 사랑하는 모임’(난사모) 회원 30여명은 골프장 이용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모임을 가졌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하루 10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240명만 사용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골프장 이용자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난사모의 임종덕 회장은 “서울시는 국민편익을 위해서도 이왕 만들어진 골프장의 개장을 더 이상 막을 이유가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울시가 공단과 골프장 정식 개장을 합의해 골프 애호가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공단이 난지골프장을 무료로 개장한 것과 관련 “시의 행정재산인 골프장을 불법 사용한 데 대해 기존 방침대로 변상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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