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가 3년여만에 미국 프로골프협회(PGA)투어 대회 우승 소식을 고국팬들에게 전했다.
최경주는 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포리스트오크스골프장(파72ㆍ7,311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크라이슬러클래식(총상금46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환상적인 버디쇼를 앞세워 6언더파(버디8개, 보기2개) 66타를 쳐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일본의 골프영웅 마루야마 시게키(268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이로써 최경주는 2002년 2승에 이은 3년10일만에 생애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PGA투어 사상 아시아 출신 선수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기는 처음이다.
최경주가 기록한 22언더파는 자신의 PGA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이며 그의 우승을 이끈 26개의 버디는 2002년 디즈니 골프클래식에서 기록했던 27개에 이은 PGA투어 사상 두번째 기록이다.
올 들어 6차례나 컷오프되고 단 2차례만‘톱10’에 진입하는 등 부진에 빠졌던 최경주는 이로써 슬럼프를 털어버리며 세계 정상급 선수임을 입증했다.
생애 최고액인 우승상금 90만달러를 받아 올 시즌 171만9,374달러를 챙긴 최경주는 통산 상금을 910만7,791달러로 늘리면서 올해 안에 통산 상금 ‘1,000만달러의 사나이’에 가입할 전망이다.
또한 시즌 상금랭킹 87위에 처져 있던 최경주는 33위로 껑충 뛰어 오르며 연말 상금랭킹 30위 이내 선수만 출전하는 ‘PGA투어 올스타전’ 격인 투어챔피언십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홀당 평균 1.583개의 고감도 퍼트를 앞세워 1~4번 줄 버디를 잡아낸 최경주는 공동선두로 출발했던 DJ 트라한(미국)이 초반부터 무너진 덕에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승부처는 파3 12번홀(189야드). 마무야마에게 2타차로 쫓기던 최경주는 티샷이 짧아 공을 그린 옆 벙커에 빠트렸다. 하지만 최경주는 벙커 샷의 달인이었다.
벙커에서 걷어낸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3㎙ 굴러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낸 것. 여유를 찾은 최경주는 13번홀(파5)에서 가볍게 1타를 더 줄여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최경주는 “속 썩이던 퍼트가 연습라운드 때 후배 위창수로부터 조언을 받은 후 2002년 우승 때 감각을 되찾았다”며 “좋은 소식을 생각보다 빨리 전해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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