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페넌트 레이스 상대전적에서 앞서지만 단기전은 다르다.(한화 김인식감독)” “우리는 위기에 몰릴 때 더욱 결속을 잘하기 때문에 걱정 없다.(SK 조범현감독)”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가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SK와 한화 두 사령탑은 상대팀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승리를 장담했다.
이른바 ‘믿음의 야구(김인식)’와 ‘데이터 야구(조범현)’로 대별되는 두 사령탑의 독특한 스타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색깔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당초 예상과 달리 에이스 김원형 대신 한화전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3, 4선발급인 채병룡을 깜짝 카드로 꺼내 이채를 띄었다.
조 감독은 “채병용이 충분한 휴식을 가졌고 상대전적이 좋아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김인식 감독은 SK전 5경기에 등판, 3패만을 기록한 노장 문동환을 첫 경기 선발로 내세웠다. 비록 SK전 성적은 좋지 않지만 방어율(3.06)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SK타선을 봉쇄할 수 있다는 에이스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두 사령탑은 번트작전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조 감독은 웬만하면 번트작전을 구사하는 냉혹한 승부사기질을 발휘하는 반면 김 감독은 좀처럼 번트를 대지 않고 강공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
이날 조 감독이 “큰 경기일수록 선취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번트 등 모든 작전을 구사하겠다”고 밝힌 반면 김 감독은 “첫 승을 따내는 게 중요한 만큼 번트를 댈 기회가 있다면 대겠다”고 운을 뗐지만 실은 번트성공의 득보다는 번트실패에 따른 실을 더 중시하는 지론을 갖고 있어 얼마나 번트작전을 걸지는 미지수. 올시즌 SK의 희생번트가 136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반면 한화는 31개로 SK의 4분의1정도에 불과했다.
스타일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사령탑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때문에 첫 판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이 확실시 된다.
김 감독은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1차전을 반드시 이겨 준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장담했다. 조 감독 역시 “모든 작전을 구사하고 전력을 총투입해 첫 판을 따내겠다”고 말하는 등 두 감독 모두 전의를 불태웠다. 1일 인천에서 벌어지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벤치싸움을 예고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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