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의 저력이 새삼스럽다. 먼저, 올 들어 가장 많은 음반 판매 실적을 올린 그룹이다. 뿐만 아니라 2집에 실린 ‘살다가’ ‘죄와벌’ 등은 새로운 음악 유통망인 모바일 시장에서도 다운로드 수위를 달렸다. CD 판매는 물론 모바일 시장까지 각종 판매 방식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가던 SG워너비가 1970~80년대 노래들을 리메이크한 음반 ‘클래식 오딧세이’를 냈다. 그들은 그러나 어쩐지 너무 빨리 쉬어 간다는 일부의 우려를 물리쳤다.
그들은 “아직 2집밖에 안 낸, 신인급인 저희가 리메이크 음반을 내는 건 너무 빠르다는 걸 안다“며 상업성을 의심하는 일부의 눈길을 밀쳐 냈다. 이들의 발매 동기는 의외로 순진하다. “데뷔할 때부터 내고 싶었어요. 리메이크 음반. 처음 노래 시작할 때 그런 생각 다들 하잖아요. 오래된 명곡들을 직접 불러보고 싶다는.”
이들이 고른 노래들은 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이 태어나기도 전, 혹은 철들기도 전에 발표됐던 노래다. ‘내 마음의 보석상자’ ‘꿈의 대화’ ‘소녀’ ‘가을 사랑’ ‘혜화동’ ‘종이학’ 등이 김진호 채동하 김용준 등 세 멤버의 목소리를 통해 담겨 있다. 솔로곡도 한 곡씩 수록했다.
“이문세 선배의 ‘소녀’는 사실 진호가 부르고 싶어했는데, 동하형이 부르겠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양보한 것 같아요. 하하. 한 300곡을 들었고 그 중 15곡을 골랐습니다.”(김용준)
데뷔 당시 SG워너비는 음반 발표 외에 일체의 활동을 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인기를 끌고 이제 수 많은 무대에 서고 있으면서도 아직 “스타가 됐다는 게, 얼굴이 분칠한다는 게 너무 어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요즘 리메이크 음반의 홍수다. “맞아요. 그런데 다른 리메이크 음반보다는 저희 음반이 덜 지루할 듯 해요.” 그들이 꼽는 장점이다. 멤버 세 명은 각기 다른 목소리를 지녔다.
“진호의 목소리는 들고 있으면 저절로 슬퍼져요. 감정처리가 훌륭해요.”(채동하) “동하형은 심지어 연습할 때도 ‘삑사리’ 내는 법이 없어요. 발성이 뛰어나죠.”(김용준) 이들은 서로 믿고 늘 칭찬한다.
최지향기자
/사진=박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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