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이 이혼 위자료를 지급하기 위해 회사 돈을 사용했다가 5억여원을 물어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유철환 부장판사)는 30일 “회사 돈으로 전처인 배인순씨 명의의 부동산을 부당하게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동아건설 파산관재인이 최 전 회장과 당시 회사 경영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은 1998년 최 전 회장과 이혼한 배씨에게 이혼 위자료를 지급하기 위해 동아건설에게 당시 시가 17억4,000만원 상당의 배씨 명의 부동산을 23억9,000만원에 사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최 전 회장과 당시 대표이사였던 유모씨 등 3명은 원고가 청구한 5억3,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고급 빌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해당 부동산을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동아건설이 IMF 사태의 영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었고 구입 이후 부동산이 최 전 회장의 주차장 부지로 이용된 점 등으로 미뤄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하지만 당시 동아건설 감사였던 김모씨에 대해서는 “감사로서 토지 매입에 대한 내용을 알아낼 수 없었던 사정이 인정돼 배상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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