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씨 보고 신인가수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웃기려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설마 저를 개그맨으로 볼 줄은 몰랐어요. 어려서 모른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울컥 하데요.”
주업인 연기자 노릇 대신 부업인 오락 프로그램 MC로 더 이름을 떨치고 있는 탤런트 김원희(33)가 추석 극장가의 최고 흥행작이었던 ‘가문의 위기’에서 1인 2역을 맡아 코믹 연기를 선보인 데 이어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등 본격적으로 연기활동을 재개한다. ‘루루공주’ 후속으로 10월5일부터 방영되는 SBS 수목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에서 주연을 맡았다.
“5년 만에 드라마 출연한다는 사실에 저 자신도 깜짝 놀랐어요. 솔직히 ‘가문의 위기’ 때는 몸이 완전히 다 안 풀렸는데 이번엔 몸이 다 풀려서 편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사랑은…’에서 김원희는 한 물 간 내레이터 모델 봉심 역을 맡았다. 가진 것 없고 학력도 짧지만 그래도 당당하고 결국 재벌 2세인 정표(규한)의 사랑을 쟁취하는 봉심은 이래저래 ‘삼순이’와 닮았다. “삼순이가 몸집이 있는 여성들의 억눌려온 설움을 폭발한 캐릭터라면 봉심은 서른이 넘으면 각종 직종에서 ‘퇴물’ 취급 받는 여성들의 현실을 대변합니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 ‘루루공주’의 김정은과 절친한 사이다. “셋이 영화를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공교롭게 연속으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네요.
정은이가 마음 고생 많이 했는데 ‘시청률 많이 올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랬어요.” 봉심이 삼순을 누를 수 있을 지도 궁금하다. “요즘 선아는 저 만날 때도 모자 쓰고 얼굴 가리고 나와요. 오랜 만에 연기에 도전하는 저도 잘 돼서 자기 인기에 발 맞춰 주길 바라는 것 같아요.”
최근 결혼해 신혼인 김원희는 정신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저 오늘 아침도 못 먹었어요. 스케줄이 정말 빡빡해요. 그래도 (남편이) 올해 말까지는 유예해주기로 했어요. 새벽에 들어가면 밥도 해주고 그래요.”
“손 맛이 매워 연기하다 저한테 맞으면 목이 돌아갈 정도”라며 낄낄거리고 “‘잔잔하게 오래가자”는 게 목표”라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김원희. 그녀는 “유난히 여자 연기자에게 관대하지 못한 분위기인데다, 애매한 나이여서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잘해서 본보기기 되고 싶다”고 했다.
“경쟁 작인 MBC ‘가을 소나기’나 KBS ‘애정의 조건’ 양쪽 모두 아픈데 저희는 밝고 명랑하니까 틈새 시장을 노리면 분명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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