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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굿바이 레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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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굿바이 레닌'?

입력
200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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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레닌의 망령 쫓기가 러시아에서 본격 쟁점화할 조짐이다. 레닌은 1924년 서거 이후 미라가 돼 모스크바 붉은광장 기념관 속 유리관에 누워 있다.

81년째 전시 중인 레닌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나서 “매장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것. 푸틴의 중부 러시아 특사인 게오르기 폴타프첸코는 “분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크렘린궁 근처, 국가 한복판에 있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레닌의 매장 문제는 91년 공산정권 붕괴 후 줄곧 논란 거리가 됐다. 민주세력은 수백만 명을 숨지게 한 독재자의 기념관를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그를 여전히 숭배하는 구세력들은 “매장하면 모스크바에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다. 연간 순례객도 150만 명에 이른다.

푸틴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유보해왔다. 2000년 집권 초기엔 “국민 대다수가 이장을 동의할 때까지 유리관 전시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푸틴 자신이 여론 떠보기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구 소련 찬가의 부활 등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권력을 다져온 그가 이제는 구세력과의 선긋기, 레닌과의 결별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원래 레닌은 페테르부르크의 어머니 묘 옆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 하지만 스탈린 등 당시 공산당 지도부는 선전용으로 영구보존키로 하고 처음엔 냉동하려 했다. 그러나 시신 부패가 시작되자 방부처리하고 미라로 만들어 안치했다.

중국 마오쩌둥(毛澤東), 베트남 호찌민, 북한 김일성 등 공산 혁명가들의 시신이 영구 보존된 것도 레닌을 따른 것이다. 구 소련은 한때 레닌의 뇌에 특별한 점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저명한 독일 과학자를 초빙해 미라를 조사하기도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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