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면 마음은 벌써 부산에 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러브 피프(cafe.daum.net/PIFF)’ 회원들이다. 이들은 2001년 제 6회 영화제 직후 처음 만났다.
재작년부터 작지만 의미 있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첫 해에는 엔딩 크레디트 본 후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지난해에는 극장 내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휴대폰 통화를 하는 등 잘못된 관람 문화를 개선하지는 캠페인을 벌였다.
거창하지는 않다. 시간이 되는 회원들끼리 수시로 모여 플랜카드를 들고 벌이는 게릴라식 운동이다.
동호회 대표인 김영수(32)씨는 “영화제의 규모는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관객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아요. 우선 예매 문제입니다. 올해도 역시, 인터넷 예매를 개시하자마자 서버가 다운돼 버렸잖아요. 암표도 문제입니다. 사지도 팔지도 말아야 해요.”
부산국제영화제는 분명 흥겨운 축제로 자리잡았다. 영화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해도 그 흥겨움에 빠져 보려 부산을 찾는다. 영화제의 성과다. 반면 상영작은 좀 더 대중적이 됐고 관람 문화는 흐트러진 측면이 있다.
알아 주는 영화 마니아 최윤형(30)씨는 “이제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인데 국제영화제다운 모양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고… 부산 시민들도 행사 주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씨는 일본 유학 도중에도 영화제 기간에는 입국했을 정도의 영화제 마니아로 지금은 사무국 총무팀에서 일하고 있다.
올해는 가능하다면 청소 캠페인을 벌일 생각이다. 축제의 거리인 남포동은 밤만 되면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스폰서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뿌리는 전단지로 극장 주변은 늘 지저분하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거나 또는 극장 앞에서 “휴대폰 꺼주세요”라고 외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들은 분명, 러브 피프 회원들일 것이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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