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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서 걷자/ 백로·잉어…자연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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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서 걷자/ 백로·잉어…자연이 돌아온다

입력
2005.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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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천과 청계천이 합쳐지는 두물다리 아래로 지난 8월 백로가 찾아왔다. 새하얀 자태를 뽐내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매스컴으로 소개되자 서울시민들은 눈을 의심했다.

도심에서 사라졌던 조류를 비롯한 각종 동물들이 청계천으로 귀향하고 있다. 이들이 돌아오게 된 까닭은 깨끗한 물(2급수 이상)이 흐르는 청계천으로 중랑천을 타고 거슬러오는 메기, 버들치, 잉어, 피라미, 송사리, 미꾸라지 등 신선한 먹이들이 있어서다. 이는 죽은 줄만 알았던 생태계의 복원을 의미한다. 먹고 먹히는 자연 그대로의 법칙, 먹이사슬이 살아났다는 뜻이다.

지난 6월 큰 비가 온 청계천에는 잉어 수백 마리가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이 목격돼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잉어 등 각종 민물고기들이 청계천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이곳의 수질이 물고기들이 살기에 충분한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3ppm 수준의 2급수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각종 동물들의 청계천 살이를 돕기 위해 중랑천과 만나는 청계천 하류를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에 창녕 우포늪의 자생 갈대를 가져와 우거진 수초밭을 만들어 철새들의 안식처를 꾸몄다.

시 관계자는 “이 지역은 흰뺨검둥오리와 넓적부리쇠오리, 알락오리 등의 겨울철새와 여름철새인 백할미새 등이 잘 찾아오는 곳” 이라며 “청계천이 개통되면 광통교 부근 청계천 시점부까지 철새들이 날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태계 복원과 함께 청계천으로 인한 도심의 열섬 현상 완화도 서울 도심의 환경 수준을 크게 업그레이드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실험에 따르면 복원된 청계천은 도심의 ‘냉각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첫 통수(通水) 시험 때 물이 흐르던 청계8가 숭인빌딩 앞과 이곳에서 약 400㎙ 떨어진 신설동 왕산로의 기온을 측정해 비교한 결과 청계8가 쪽이 섭씨 3.6도 낮았다

. 물이 흐르는 수면 바로 위는 왕산로 중심부보다 무려 9.6도나 온도가 낮았다. 이는 청계고가도로가 있었을 때 청계천 주변 기온이 서울 전체 평균보다 5도 이상 높았던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처럼 기온이 낮아진 원인으로는 청계천을 흐르는 물, 주변 교통량 감소, 청계고가 철거로 인한 바람길 형성 등이 꼽힌다. 청계천에 본격적으로 물이 흐르면 주변 기온이 평균 5%, 최대 13%까지 떨어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청계천 복원공사 이전인 2003년 상반기 청계천 주변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85.8㎍/㎥ 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79.7㎍/㎥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일산화탄소 농도도 9.3ppm에서 8ppm으로 낮아지는 등 환경 개선의 사인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양홍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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