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 사진전문 화랑인 갤러리 뤼미에르가 미국 예술사진 혁명의 진원지인 뉴욕의 한 화랑을 그대로 재현해 보인다.
어두운 조명 속에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숨 쉬고있는 흑백사진 70점과 고급스럽고 예스러운 느낌의 의자와 커튼, 사이드 테이블 위에 얹어진 꽃 등의 소품이 어우러진 풍경, ‘갤러리 291’이다.
‘갤러리 291’은 근대사진의 아버지로 통하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1864~1946)와 뉴욕현대미술관 관장 시절 ‘인간가족(The Family of Man)’ 전을 기획한 사진계의 또 다른 거장 에드워드 스타이켄(Edward Steichen, 1879~1973)이 함께 만든 화랑이다. 1905년 개관한 이곳은 기록사진부터 예술성이 가미된 사진까지 다양한 장르의 사진들을 전시해 사진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번 전시회는 1, 2부로 나뉘어 초기 회화주의 사진부터 근대사진에 이르기까지 사진사를 한 눈에 훑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10월15일까지 열리는 ‘사진의 혁명: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카메라 워크’전에서는 스티글리치와 스타이켄, 폴 스트랜드 등 초기 근대 사진의 거장 15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몽환적 느낌으로 이미지를 전하는 사진부터 요즘 찍은 스냅사진처럼 현대적인 것들도 있다. 모두 20세기 사진 예술의 전환점을 이루는 작품들이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모두 사진제판기술 가운데 가장 정교하다고 평가되는 요판 사진술(Photogravure Print)로 제작된 것들이다. 종이 위에 특수잉크로 수작업을 한 까닭에 벨벳의 질감이 느껴진다.
스티글리츠가 1903년부터 14년간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붙여 발행한 사진잡지 ‘카메라 워크’ 원본도 볼 수 있다. 2부 ‘회화주의 사진부터 순수사진까지’전에서는 이 대가들의 빈티지(Vintage: 처음 찍어서 2년 안에 인쇄한 것)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삶의 리얼리티를 뷰파인터에 담아 흑백으로 녹여낸, 아득히 먼 그곳으로 잠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11월27일까지. (02)517-2134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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