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전ㆍ후반기로 나눠 가진 성공 사례는 1984~88년 이스라엘에서 찾을 수 있다. 중도좌파인 노동당과 민족주의 우파인 리쿠드 당은 임기 50개월 동안 처음 25개월은 시몬 페레스 노동당 당수가 총리를 맡고, 후반은 이츠하크 샤미르 리쿠르당 당수에게 넘겨주는 권력분점을 실현했다. 상대 당수가 총리를 맡는 동안 제2당의 당수는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맡아 국가운영에 참가했다.
84년 7월 총선에서 노동당은 1당이 됐으나 과반 61석에 미치지 못해 이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이스라엘에선 2004년 말 리쿠드당 소속 아리엘 샤론 총리의 가자지구 철수 방침으로 극우주의 군소 정당이 이탈하자 올 1월에도 노동당에게 손을 내미는 등 종종 ‘거국 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권력의 전후반기 분점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할 뿐 지극히 실현되기 어려운 정치적 곡예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97년 DJP연합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이에 합의했으나, 약속이 파기되고 JP의 후반기 집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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