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대구 동구갑·사진) 의원이 피감기관 검찰 간부, 동료 의원들과 폭탄주를 마시다 술집 여주인과 여종업원에게 장시간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주의원은 ‘폭탄주 없는 건강한 국회를 만들어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로 발족한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에 14일 가입한 이후 불과 8일 만에 ‘술자리 사고’에 휘말려 눈총을 받고 있다.
23일 대구여성회에 따르면 주 의원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7명은 22일 대구 고ㆍ지검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후 오후 11시10분께 대구지검 간부 검사 3명과 함께 대구 동구 모 호텔 지하 L칵테일바에서 폭탄주를 마셨다. 주 의원은 만취하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 1시간여 동안 칵테일바 여주인 H(31)씨와 동석한 여종업원 2명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등 추태를 부렸다.
H씨는 대구여성회와의 통화에서 “태어나 그렇게 심한 욕설은 처음 들었다”며 “모욕감으로 밤새 한잠도 못 잤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대구지검 간부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H씨에게 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 의원측은 “국감 끝나고 식사 자리에 동료 의원 후배의 부인이 찾아와 술집을 새로 개업했다고 해 잠시 들렀을 뿐”이라며 “폭탄주는 안 마셨고 여주인 등에게 욕설을 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동석했던 검찰 관계자는 “주의원이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고함이나 추태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1998년 전주지검 공안부 검사 재직 시절 전북도지사 비서실장과 언쟁을 벌이다 술병으로 얼굴을 때려 중상을 입혔으며, 춘천지검에 근무하던 91년에는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되자 당직 경찰관에게 ‘앉아’ ‘일어서’를 시키는 등 음주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한편 대구여성회 등 시민단체들은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중 피감기관 간부들과 술자리를 갖고, 여종업원에게 욕설까지 하는 추태를 부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주 의원을 국회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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