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삼성은 22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5-3으로 승리, 이날 두산에 패한 2위 SK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삼성은 앞으로 남은 2경기를 모두 지고 SK가 남은 4경기를 다 이기더라도 승률에서 앞서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정상 문턱에서 현대에게 아깝게 패해 분루를 삼켰던 삼성은 이로써 프로 최다인 10번째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이전 9번의 정상 도전에서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쥔 것은 2001년 단 1차례 뿐이다. 한국시리즈는 내달 15일부터 7전4선승제로 치러진다.
삼성 우승의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선동열 감독. 이날 무려 6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 끝에 기아를 누르고 감독 데뷔 첫 해에 팀을 정규리그에서 우승시키며 ‘국보급 투수’에서 일약 명장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시즌 전 선 감독은 엄청난 부담에 짓눌려야 했다. 심정수 박진만을 거액에 영입하며 초호화 군단을 거느리게 된 삼성은 시즌 개막 전부터 ‘삼성 양키스’라는 별명과 함께 다른 구단으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찍히며 집중 견제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이 전력으로 우승 못하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새내기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취임 일성으로 팀의 체질 개선을 부르짖은 선 감독은 선수들의 끈질긴 승부 근성을 강조하며 투수 출신답게 지키는 야구를 표방했다. 구단의 파격적인 5년 장기 계약과 대한민국 최고 투수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앞세운 선 감독은 “선수들 이름값에 휘둘리지 않겠다”며 나태해진 스타 선수들을 채찍질하는 한편 재능 있는 유망주들을 적극 발굴해 팀이 고비마다 ‘비밀병기’로 내세웠다.
선 감독은 베테랑 양준혁과 임창용을 2군으로 내려 보내고 과감하게 불펜으로 강등시켰는가 하면 오승환 안지만 조동찬 등 젊은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키워 전력을 극대화했다. 선 감독은 또한 전임 김응용 감독과 달리 팀 미팅과 개인 면담을 자주 가져 ‘자상한 형님’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울러 올 한해 4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은 구단의 과감한 투자도 우승의 밑거름이다.
한편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치열한 2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두산-SK전에서는 3위 두산이 6-0으로 승리하며 승차 없이 승률 3리차로 2위 SK를 바짝 추격, 순위 싸움을 안개 속으로 몰아넣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 선동열 감독 인터뷰
정규리그 1위를, 그것도 고향 광주에서 자신이11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기아 타이거즈를 상대로 확정지은 선동열(42) 삼성 감독. 초보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정규 시즌 1위라는 신화를 연출했지만 '한국시리즈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앞에 둬선지 기쁜 표정은 최대한 아낀 모습이었다.
-오늘 경기를 평가한다면
“라형진이 좋았고 박진만의 2루타(3회 2타점)가 승리에 많은 도움이 됐다.”
-부임 첫 해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다.
“첫 해라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내가 뭐 한 일이 있나”
-앞으로 계획은
“한국시리즈까지 20일 정도 남았는데 전력 보강에 힘쓰겠다. 특히 막판에 선발진이 안 좋았는데 여기에 신경 쓰겠다.”
-SK와 두산 중 어디가 편한가
“두 팀 다 까다롭고 좋은 팀이다.”
-시즌을 정리한다면
“5월까지는 좋았는데 6월에 타격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슬럼프를 겪으며 힘들었다. 투수들 특히 불펜들이 잘 해줘 오늘을 있게 했다.
-팀 칼라가 많이 변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도루도 많이 늘었고 작전수행능력도 좋아졌다. 선수들이 잘 따라주었다.
-남은 2경기 전략은
“라형진 김덕윤 임창용을 실험해 보겠다. 배영수(탈삼진) 오승환(승률)이 타이틀이 걸려있는 만큼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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