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좋은 최첨단 운동법이 나와도 최고의 건강 유지 비결로 손꼽히는 것은 걷기운동이 아닐까 한다.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여사는 90세가 넘도록 매일 4∼5㎞를 걸었다.
걷기 마니아로 알려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도 88세까지 살았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걷기로 심장병을 치료했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역시 걷기로 천식을 완치했다.
얼마 전 이스라엘 연구팀이 ‘규칙적인 걷기가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데 이어 최근엔 호주 연구팀이 ‘적당한 산책이 유방암 진행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걷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걷다가는 자칫 혹 떼려다 혹을 붙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바르게 걸어야 운동 효과 바른 걷기는 불필요한 열량을 소모하고 인체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근력을 키우는 효과까지 있다. 제대로 걸으면 하체 근육과 인대, 뼈가 튼튼해져 웬만한 충격에도 넘어지거나 부상을 입지 않는다. 여기서 바른 걷기란 통증이 없고 편안하면서도 칼로리 소모 등 운동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는 자세로 걷는 것을 말한다.
걷기는 하체를 움직이는 운동이지만 동작은 상체를 중심으로 한다. 우선 등을 똑 바로 편 상태에서 복부는 힘을 줘 끌어당긴다. 턱도 끌어당기되 시선은 15㎙ 정도 앞을 바라보며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걷는 것이 좋다.
숨은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도록 한다. 다리는 걸음이 허리에서 시작되는 느낌으로 곧게 뻗으며 나가고, 엉덩이를 좌우로 실룩거리는 것은 좋지 않다.
양 무릎이 스칠 정도로 거의 일자에 가깝게 움직이며, 팔꿈치의 각도는 90도 정도로 잡고 어깨를 축으로 앞뒤로 움직여야 한다. 걸을 때는 뒤 발꿈치부터 대고 발바닥은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닿도록 하며, 보폭은 자기 키에서 10㎝를 뺀 정도가 적당하다.
산에서 걷기 단풍이 들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등산할 때의 바른 걷기는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가 다르다. 올라갈 때는 경사도에 맞게 상체를 약간 숙이면서 발바닥 전체를 완전히 지면에 붙이듯 걷는데, 이렇게 하면 발끝으로 걷는 것보다 다리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는 되도록 앞발 끝부터 디딘다. 이때 발에 반동을 줘 리듬에 맞추듯 걸어야 무릎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보폭은 평지에서보다 작다는 느낌으로 걷는 것이 좋으며, 속도는 평지의 절반(2㎞를 40~50분에) 정도가 적당하다.
평소 걷기나 산행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산에 오른 초보자는 쉬엄쉬엄 걷는 게 좋다. 30분 걷고 5~10분 정도 휴식해야 다리는 물론, 몸에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 밖에 충격 흡수가 가능하도록 기능성 양말을 신고, 조금 넉넉하고 편한 신발 및 등산화를 고르는 것도 산행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 중 건강을 생각해 등산을 하는 이들이 많은데, 발에 상처가 나면 괴사가 생길 수 있으므로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무릎 관절염 환자 걷기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 있어 걷기가 힘들면 아침시간에 뒤로 걷기를 해보는 방법이 있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아침 시간에 더 뻑뻑하고 아프다. 이때 가벼운 온 찜질 후 걷기를 하면 혈류가 원활해져 통증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뒤로 걷기는 평소 쓰지 않는 부위 근육을 강화해 통증 부위를 지지하기 때문에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다만 체중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마른 땅이나 아스팔트는 피하고 잔디밭 같은 푹신한 곳을 걷는 게 좋다. 운동 시작 전에는 5~10분간 가벼운 다리 펴기 스트레칭을 한다.
뒤로 걸을 때는 시야 확보가 안 돼 넘어질 수 있으므로 벽이나 난간 등을 손으로 짚으면서 걸을 수 있는 곳에서 부축해 줄 보호자와 함께 걷는 게 좋다. 또 주변 물건들을 미리 치워 부딪혀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안전조치를 취해야 불의의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뒤로 걷기를 하루 2회, 30분씩만 해도 관절염 증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잇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윤방부 교수, 나누리병원 정형외과 윤재영 과장>도움말=신촌세브란스병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