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매주 목요일 양규형 대한투자증권 전주지점 부장의 펀드투자 칼럼을 싣는다. 1989년 대투증권 입사 이후 오랫동안 자산관리업무를 맡아 온 양 부장은 중앙 일간지와 방송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재테크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쌈짓돈 소액투자’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편집자
퓨전 재즈에서 시작된 퓨전 바람이 이제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자장면과 짬뽕을 동시에 먹을 수 있는 퓨전형 음식 ‘잠짜면’처럼, 금융상품도 퓨전형 전략을 세우면 더 큰 수익을 누릴 수 있다. 펀드의 퓨전이란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동시 가입하거나 상호 전환해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예컨대 납입금액의 40%(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펀드는 주식혼합형과 채권형에 동시 가입해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7년 이상 납입해야 하는데, 주식형을 선택하자니 원금 손실이 날 수 있고 채권형이나 확정 금리형으로 가입해 연 4~5% 정도의 이자에 만족하려니 그것도 썩 내키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경우 가입할 때 주식혼합형과 채권형 펀드에 각각 계좌를 개설해 두면 좋다. 종합주가지수가 일정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형 계좌에 집중적으로 돈을 넣어 큰 폭의 차익을 노리고, 지수가 지나치게 올랐다고 판단되면 채권형 계좌에 납입하면 된다.
납입금 전액(연 240만원 한도)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 역시 금융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전환’하는 전략을 쓸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국공채형 채권형 혼합형 주식형 등 4가지 종류가 있으며, 이들 상품간에 매년 2회까지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기업들이 도산할 위험이 있으면 국공채펀드로 바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주가가 폭락해 증시가 침체기에 빠질 때는 주식형으로, 반대로 주가가 너무 높다고 생각되면 채권형으로 바꿔주는 식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예측 능력이다. 어느 시점에 주식형으로 바꾸는 게 좋을지, 또 어느 시점에 채권형이 유리할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 이런 예측 능력만 갖게 된다면 마치 ‘눈덩이 굴리는’ 기분으로 돈이 불어나는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주식투자나 펀드투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전환형 펀드를 이용해 고수익을 내기가 훨씬 쉽다. 초보 투자자라면 우선 소액으로 충분한 실전 연습을 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양규형 khyang@dae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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