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으로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우리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대신 대기업들의 잉여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은 또다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495개 상장ㆍ등록법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21일 발표한 ‘2ㆍ4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ㆍ4분기 4.3%에서 2ㆍ4분기 2.4%로 둔화했다.
특히 매출액가운데 수출 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수출기업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한은이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3ㆍ4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수출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03년 하반기에 8.6%를 기록한 후 지난해 20%대로 올라갔으나, 올 1ㆍ4분기에 1.9%로 추락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2ㆍ4분기에 두바이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1% 오르고, 원ㆍ달러 환율이 13.3%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D램과 무선전화기의 수출가격이 각각 47.5%, 22.1% 떨어지는 등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 등의 수출가격 하락도 작용했다.
매출이 정체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1,495개 전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7.6%로 1ㆍ4분기(8.4%)에 비해 0.8%포인트 감소했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84원 벌던 것이 76원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이들 기업의 6월말 현재 부채비율은 93.0%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23.4%로 하락해 3월말 23.6%에 이어 다시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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