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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분신 35년 만에 청계천에 반신像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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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분신 35년 만에 청계천에 반신像선다

입력
200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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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전태일(1948~1970)이 다시 선다. 미술가 임옥상씨가 만든 반신상이다. ‘내 죽음을 헛되이 마라’며 분신한 지 35년 만이다.

전태일기념사업회 등은 21일 청계천 복원일(10월1일)을 하루 앞둔 9월30일 동상이 설 청계천 버들다리(일명 전태일다리) 위에서 ‘전태일거리’ 탄생과 기념상 제막을 기념하는 조촐한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념상은 반신상(140㎝X210㎝)이다. 동쪽으로 흐르는 물을 응시하며 다리 한 가운데 서게 될 상(像)은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향하도록 조형됐다. 임씨는 “물의 길이 벽을 뚫고 흐르듯,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모아 모든 막힌 것을 허물어가자는 의미”라고 했다.

당초 계획에는 그가 분신한 평화시장 길터에 그가 남긴 ‘나는 돌아가야 한다.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라는 말의 꽃을 든 소녀상이 세워질 계획이었으나 전태일상이 먼저 서야 한다는 유족과 기념사업회 등의 의견을 서울시가 수용함으로써 성사됐다.

전태일거리 보도를 장식할 동판(23X11.4㎝)도 1차분 2,000여 개의 제작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동판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쓴 ‘사람 사는 세상’과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의 자필도 새겨진다.

소설가 황석영씨는 ‘그의 죽음은 내 문학의 출발점이었다.’는 글을, 조정래씨는 ‘노동자들의 예수 인간의 인간다운 세상을 위하여 산화한 아름답고 거룩한 영혼’이라는 글을 보냈다. 한 시민은 ‘공평하고 사심없는 노동을 위해’를, 또 한 시민은 ‘나는 전태일 이외의 모든 것에 저항할 수 있다’는 글을 새겼다.

동판은 당초 6,000개가 목표였으나, 시와의 협의에 따라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회 관계자는 “10만원 이상 보탠 분들께만 동판을 새겨줄 참이었는데 글에 담긴 뜻이 너무 좋아 1,000원에 허용한 예도 있다”며 "네티즌 등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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