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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3.8%” 정부 또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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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3.8%” 정부 또 낮춰

입력
2005.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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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목표치(5%)에 훨씬 못 미치는 3%대에 머물 것이라는 점을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 이에 우리 경제가 만성적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21일 내놓은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상의 성장률 전망에서 “올해 하반기 내수 회복에도 불구, 연간 성장률은 3.8%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변양균 기획처 장관은 “이 수치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재정전망협의회에서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온 것으로,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3.8% 성장률은 연초 정부 목표치인 5%는 물론이고, 6월말 하향 목표치(4%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3년 연속 잠재성장률(5.0% 내외)을 밑돌게 됐다.

기획처에 따르면 3ㆍ4분기와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4.4%와 4.7%를 기록하겠으나, 상반기 성장률(3.0%)이 워낙 저조해 연간 기준으로는 3.8%에 머물 전망이다. 기획처는 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을 꼽았다.

변 장관은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성장률은 0.2%포인트 낮아지고, 환율이 5% 하락하면 성장률은 0.3%포인트 떨어진다”며 “올해 유가와 환율이 각각 40% 오르고, 10%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률 하락 폭은 1.4%포인트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변 장관은 “2006년에는 내수 회복이 본격화해 성장률이 5%에 달하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도 대내외 여건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 4%대 후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 계속되면서 한국 경제가 만성적인 침체구조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경기 순환상 올해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해야 정상”이라며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잠재력이 정부가 추정하는 수준보다 낮아진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투자활성화와 생산성 제고 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2007년 이후에도 잠재성장률을 5%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으나, 설비투자와 고용의 상충관계 등을 고려하면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실제 성장률이 정부 예상치를 크게 빗나감에 따라 정부의 경기 예측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올해 세수부족이 4조7,000억원에 달하게 된 근본적 이유는 지난해 정부가 2005년 실질 성장률을 5.0%로 예상한 뒤 예산안을 편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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