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공식 참배 중지를 선언한 ‘고토다 담화’로 잘 알려진 일본의 원로 정치가 고토다 마사하루(後藤田正晴ㆍ사진) 전 부총리가 19일 지병으로 숨졌다. 향년 91세.
도쿠시마(德島)현 출신으로 다나카 내각에서 관방부장관, 나카소네 내각에서 관방장관 총무성장관, 미야자와 내각에서 법무장관 부총리 등을 역임한 고토다씨는 ‘전후 정치의 총결산’을 제창한 보수 온건파의 핵심 정치가였다. 평화헌법 수호와 전쟁반대, 아시아외교 중시의 목소리를 내며 정치권의 우경화를 견제했던 그는 현대 일본 정치의 산증인으로 말년까지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1985년 나카소네 총리가 야스쿠니를 공식 참배해 국내외에 큰 파문을 일으키자 86년 8월 “근린제국과 국민감정을 배려하기 위해 내각총리대신의 공식참배를 유보하기로 했다”는 관방장관 담화를 발표, 사태를 수습했다. 최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과 관련해 열린 7월의 자민당내 반대의원 집회에서 “대국적 견지에서 용기를 갖고 참배를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후 관료사회에 입문, 경찰청장을 역임한 그는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정치가로 평가 받았으며, 96년 은퇴할 때까지 중의원 7선을 기록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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