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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가을, TV를 위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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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가을, TV를 위한 수다

입력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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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도 끝나고, 방송사들은 새 드라마들을 시작했다. 가을맞이 TV를 위한 수다를 Q&A 형식으로 꾸며 봤다.

Q. 새 드라마가 너무 많아요. 뭘 봐야 하죠?

A. 일단 본인의 취향을 정해야겠죠. 4각 관계를 다룬 트렌디 드라마, 젊은 남녀의 연애에 출생의 비밀을 덧씌운 가족(?) 드라마, 혹은 KBS ‘장밋빛 인생’처럼 잘 살던 주부 하나 죽도록 고생시키는 ‘주부 캔디물’, 그리고 사극. 다만 이병훈 PD의 ‘서동요’나 ‘겨울연가’의 오수연 작가가 드디어(헉!) ‘첫사랑 이후’를 말하는 ‘웨딩’, 4각 관계에 계급문제를 섞은 ‘비밀남녀’가 몰린 월화 드라마는 꽤 볼만 할 것 같네요.

Q. 시청률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A. 정말 중요합니다. 높으면 해외 프로그램을 표절해도 되거든요. 주말의 어떤 오락프로그램‘들’은 컨셉트부터 아이템까지 다 베끼고 있죠.

남의 것을 훔쳐도 먹고 살 수 있으니, 시청률은 정말 중요합니다(또 걸려올 담당 PD의 협박성 전화가 짜증나 프로그램명은 쓰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 아시죠?).

Q. 왜 'X맨'에선 X맨 찾기보다 출연자들 연애하는 게 더 많이 나오죠 ?

A. 이렇게 생각하세요. ‘X맨’은 ‘2005 얄개시대’라구요. 주인공 커플(김종국-윤은혜), 얼짱 좋아하는 여학생(박경림), 어설픈 게 매력인 반장(유재석)도 있죠.

이들이 매주 연애하고, 상대 바꿔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게 ‘X맨’입니다. 그 전날 하는 ‘리얼 로망스’도 똑같습니다. 진행자까지 똑같군요.

Q. 온가족이 모여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을까요?

A. TV는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없습니다. 부모가 10대 드라마를 보면 재미있을까요? 자식들이 ‘장밋빛 인생’을 보면서 남자들의 바람기를 성토해야 할까요?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작품이란 아무 특징 없는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자식이 성인이라면 ‘위기의 주부들’이 볼만하겠죠. 남편은 아내의 권태를 이해할 수 있을 거고, 아내는 공감할 것이며, 자식들은 세련된 구성에 인터넷 동영상까지 뒤져볼 겁니다.

Q. 가을동안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할만한 일들은 뭐가?

A. 글쎄, 어머니가 친딸을 며느리로 받아들인다는 ‘4차원 설정’의 ‘하늘이시여’가 1순위 아닐까요? 첫 주부터 ‘분장사 비하’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인기만화 원작의 드라마 ‘궁’의 주연을 맡은 가수 윤은혜는 연기력 입증 때까지 논란에 휩싸일 거고. 주연 출연료만 회당 1억원이라는 ‘태왕사신기’의 캐스팅은? 어쨌든, 올 가을도 따분하진 않겠군요.

대중문화평론가 lennonej@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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