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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근무 신민숙씨 "고향 情담긴 표정 보면 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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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게이트 근무 신민숙씨 "고향 情담긴 표정 보면 힘 나"

입력
200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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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던 한가위 연휴의 끝인 19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귀경 차량 행렬이 길어지면서 요금소에서 운전자에게 영수증과 잔돈을 건네는 한국도로공사 직원 신민숙(41ㆍ여)씨의 손길도 바빠진다.

부엌 대신 영수증 발급기 앞에 앉아 명절을 보낸 지 8년 째다. 명절 근무가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신씨는 “아랫동서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씨와 함께 오전 6시 시작하는 ‘아침조(組)’ 근무자는 51명. 귀경 차량으로부터 요금을 받는 상행선 부스에 42명, 반대편 부스에 9명이 일한다.

대부분 기혼 여성인 이들의 사정은 신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씨는 시댁이 경기 의정부시에 있어 반나절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아침을 먹고 고향을 출발한 차량들이 도착하기 시작하는 정오 무렵 요금소 앞에 대기하는 줄이 길어졌다. 부부와 아이 한 둘이 함께 탄 가족 탑승 차량이 대부분이다.

운전하는 남편을 빼고 모두 잠에 곯아 떨어진 ‘잠자는 도로 위 가족’, 고향집에서 싸준 송편과 약과 등을 풀어놓고 대여섯 명의 식구들이 한바탕 포식을 하고 있는 ‘볼 빵빵 가족’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귀경객이 건네주는 송편 한 봉지에 ‘수고 많으시네요’라는 말 한 마디 듣는 것도 명절 근무 때만 겪을 수 있는 따뜻한 경험이지요.” 신씨는 연중 가장 바쁜 명절에 일하는 것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고향에 다녀오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자신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오후 들어 차량 증가에 가속도가 붙었다. 요금을 내기 위해 기다리는 줄이 길어지자 급한 마음에 경적을 울려대는 운전자가 나타났다. 조금이라도 짧은 줄로 가기 위해 위험스럽게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는 차량도 보였다.

신씨는 “통행권을 어디에 뒀는지 모르면 요금징수 및 처리시간이 평균인 ‘14초’를 넘길 수밖에 없어 정체가 길어진다”며 “요금소에 다다르면 가족 간의 대화나 휴대폰 통화 등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성남=글ㆍ사진 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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