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교생이 전철역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해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보고등학교 3학년 이창훈(18)군. 이군은 12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시흥역 구내에서 천안행 급행열차를 기다리다 갑자기 시민들이 선로를 향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
선로에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주저앉아 있었다. 열차 불빛이 승강장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 이군은 주저하지 않고 선로로 뛰어 내렸다.
이군 혼자 취객을 끌고 반대편 선로로 옮기기 위해 애를 쓰던 중 한 시민이 뒤 이어 선로로 내려왔고 공익근무요원까지 합세해 취객을 무사히 반대편 승강장으로 구해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이군과 같은 열차를 타고 가며 인적사항을 물어 16일 학교에 알렸고 학교측은 이군에게 표창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군은 평소 조용한 성격으로 학교에서도 성실하게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은 “선로에 있는 아저씨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뛰어내렸다”며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학생이 했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는 것 같아 쑥스럽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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