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단계에 불과한 일본의 온라인게임시장 규모가 온라인 게임 종주국인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게임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 및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온라인게임시장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할 전망으로 지난해 1조186억원의 매출을 올린 우리나라를 근소한 차로 뒤쫓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3년 내에 일본이 국내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통계조사 보고서’에서 시장 규모가 지난해 579억엔(약 5,790억원)에서 올해 938억 엔(약 9,380억원)으로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온라인게임 이용자는 1,942만 명으로 이 가운데 14%인 265만 명이 월 평균 이용료 5,715엔(약 5만7,000원)을 지불하는 유료 회원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정보정책과 하마다 마사키 계장은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가정용 비디오게임 시장이 1997년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줄어들면서 온라인게임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지난해 1,500만 가구에서 올해 2,000만 가구로 늘어나면 온라인게임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한국의 온라인게임시장은 2001~2003년 60% 이상의 성장을 보이다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뒤 올해 1조3,242억원, 내년 1조6,552억원으로 성장률이 20~30%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본 온라인게임이 국내 시장을 추월해 거꾸로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넥슨 재팬의 데이비드 리 대표는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률을 감안하면 2~3년 내에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HN저팬의 천양현 대표도 “가정용 비디오게임의 강자인 일본의 소니, 코에이 등이 속속 ‘신장의 야망’ ‘파이널판타지’ 등 온라인 기능을 지원하는 비디오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 야후도 온라인게임 포털을 개설해 온라인게임 분야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일본 온라인 게임업체들에 대한 견제책으로는 국내 업체들의 활발한 신작 게임 개발과 적극적인 일본 시장 진출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미 NHN,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업체는 일본에 진출해 온라인 게임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일본의 187개 온라인게임 가운데 23%인 43개 게임을 한국 업체들이 개발한 바 있다.
NHN저팬 천 대표는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일본 업체들보다 앞선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현지 사정에 맞는 게임을 내놓으면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을 상당 부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