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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떠오르는 재기발랄 탤런트 '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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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떠오르는 재기발랄 탤런트 '현영'

입력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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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깨를 짓누르는 생의 무게가 날로 더해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어김없이 달은 휘영청 뜬다

. 그 만월 아래 일가붙이가 모여 조상의 공덕을 되돌아 보는 추석. ‘공부는 잘하냐?’ ‘취직은 했냐?’ ‘시집은 언제 가냐?’는 스트레스 유발성 질문 대신 세대차이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산뜻한 질문 하나 던져 보는 게 어떨까. “야, 요즘 방송에 현영이란 애가 자주 나오던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화답이 이어질 테다. 특유의 비음 섞인 가느다란 목소리와 코믹한 이미지로 무장한 채 오락프로그램부터 영화와 드라마, 시트콤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연기자 현영(25)은 방송인 노홍철과 더불어 신구(新舊)를 가르는 방송가 키워드다.

“송편 먹을 시간도 없어요, 진짜로.” 13일 새벽에야 SBS ‘신동엽 김용만의 즐겨찾기’ 녹화를 마친 현영은 감기가 걸려 코맹맹이 소리가 더 심해진 목소리로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쉬지 않고 주워 삼킨다. “‘즐겨찾기’ 말고도 MBC 드라마 ‘비밀남녀’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 출연해요.

영화 ‘가문의 위기’는 개봉했고 ‘카리스마 탈출기’ ‘작업의 정석’은 지금 찍고 있어요. 추석 지나고부터는 김용만, 박경림씨랑 같이 MBC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할 거에요.”

이런 인기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통 모를 일이다. “진짜 안 나가본 예능 프로가 없는 것 같은데 그때마다 작가나 PD분들이 그러세요. ‘생각이 기발하고 엉뚱해서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코멘트를 한다’고. 그런데다 목소리가 워낙 튀니까 가만히 있다가 한마디만 해도 관심이 쏠리잖아요.”

그녀는 스스로를 ‘토크쇼 형 오락 프로가 낳은 스타’로 규정한다. “‘이렇게까지 삶이 버라이어티 해도 되나’ 할 정도로 특이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마침 너나 없이 토크쇼 형 오락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제가 계속 출연하게 되고 또 이야기를 끌러 놓으면 좋아하시고 그렇게 된 게 아닐까요?”

많이 떴다지만 그녀는 여전히 궁금증 투성이다. 그 중에서도 장안 제일의 관심사는 흉내내기 힘든 목소리. “일부러 그러는 거냐고요? 그런 질문 진짜 많이 들어요.

일부러 이런 목소리 내려면 얼마나 피곤하겠어요. 엄마랑 언니랑 다 그래서 제 목소리가 이상한 줄 전엔 몰랐어요.” 그럴법한 설명도 덧붙인다. “학교에 가면 전교에 몇 병은 있는 목소리인 것 같은데 탤런트 김애경 선생님 이후에 방송가에 독특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아서 그렇게 특이하게 보시나 봐요.”

1997년 SBS 슈퍼엘리트 모델 본선에 진출한 뒤 작품 몇 편에 조연으로 살짝 얼굴을 비췄다 종적을 감췄던 이력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냥 학교 다니고 졸업까지 했어요.

그리고 패션모델도 좀 했고 케이블 TV에 얼굴도 비췄죠. 대학로 극단에서 연극도 했고. 그러다 2004년 SK텔레콤 광고를 패러디한 왕뚜껑 광고에 나왔는데 그게 대박을 터트린 거죠.”

혹자는 그런 그녀를 일러 ‘정체불명’이라고 정의하기도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다르다. “이혜영 선배님처럼 저 만의 색깔을 가진 수명이 긴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서경대 연극영화과 대학원에도 진학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연극 무대도 설 거에요.”

5일부터 새롭게 시작한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에 서있다. “제가 맡은 다이애나 역은 순진하고 착한데다 섹시하기까지 한 간호사에요.

남성들의 환상을 만족시켜 준다고 할까. O형인데다 남성적인 면이 없지 않은 저로서는 연기하다 보면 속으로는 답답할 때가 아니에요. 그래도 쇼 프로나 드라마 ‘비밀남녀’의 코믹한 이미지만으로 계속 갈 순 없잖아요?”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지만 어느날 갑자기 인기가 수그러들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 들죠. 요즘 유행도 스타도 워낙 빨리 왔다 빨리 사라지니까. 최대한 변화의 속도를 쫓아가되, 여러분들이 사랑을 거두어 쓸쓸해지는 인생조차도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가 그녀를 푼수라 했던가?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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