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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 '추석특수'

입력
200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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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윤경호(가명ㆍ32)씨는 올 한가위 귀성이 두렵기만 하다. 결혼하라는 집안의 성화 때문이다. 연락 한번 없던 고향의 부모가 올 여름부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걸어 결혼 압력을 주고 있다. 최근엔 아예 친척들까지 나서서 “집안의 장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라”며 ‘전방위 결혼 로비’를 벌이고 있다.

‘싱글족’이던 그는 결국 가족의 압력에 투항(?)해 얼마 전 한 결혼정보업체에 긴급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는 “현재 2번째 상대를 속성으로 만나고 있다”며 “잘되면 함께 고향에 내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모(33)씨는 몇 년째 명절 고향 길을 접고 있다. 친지들의 따가운 눈초리도 부담스럽지만 친구들마저 모두 결혼해 시댁으로, 처가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통해 약속을 잡을 처지도 아니다. 결국 최근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결혼 상담을 받았다. 그는 추석연휴 중 서울에 남아 단체미팅을 한다.

한가위를 맞아 미혼 남녀의 ‘결혼정보업체 가입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결혼정보업체마다 노총각 노처녀들의 가입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전화문의도 연일 쇄도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노총각 노처녀들이 고향에 내려가기에 앞서 급하게 배우자감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의 결혼 스트레스가 남성보다 심각하다. 정보기술(IT)업체에 근무하는 김소영(30ㆍ여)씨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결혼 상담을 받아볼 생각이다. 고향에 가면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애인도 없냐”는 소리를 귀가 따갑도록 듣는다. 먼저 결혼한 여동생이 아이까지 데리고 집에 올 때마다 비교대상이 되기 때문. 그는 “스트레스에다 모욕감까지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 최근 미혼남녀 631명을 상대로 실시한 한가위 관련 설문조사에서 추석이 달갑지 않은 이유 중 ‘친지들의 결혼 성화’가 45%로 단연 1위였다. 한가위에 빌고 싶은 소원 역시 ‘결혼상대 소개’가 48%로 1위를 차지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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