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극심한 진통

북한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이틀째 진행된 4차 2단계 6자 회담에서 경수로를 건설해달라는 요구했으나 미국은 곧바로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북미간 큰 입장차로 어느 한쪽의 결정적 양보가 없는 한 회담이 결론 없이 조기에 끝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전망이 매우 불투명해졌다.

북한은 이날 미국과의 접촉에서 핵 포기 대가로 경수로를 지어달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공동합의문건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는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히며 북한이 한국의 대북송전제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경수로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4차 초안은 좋은 안이며 수십억 달러와 10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수로에 누구도 자금을 댈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말하는 경수로가 한국측이 건설하다 중단한 신포 경수로를 지칭하는지 아니면 별도의 경수로를 지칭하는지에 대해 “분명치 않다”고 말했지만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언급은 신포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여운을 두었다.

북한의 요구는 제네바합의 산물인 신포 경수로의 완공이 어렵다면 평양에 보다 근접한 지역에 경수로를 지어달라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 카드가 협상용인지 아니면 관철 목표인지에 따라 회담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