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58)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제2의 거스 히딩크(59)가 될 것인가. 둘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명장들로 나이도, 경력도 비슷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네덜란드대표팀 감독, PSV에인트호벤 감독, 한국대표팀 감독을 잇따라 맡게 된 것이나, 토탈사커(전원수비 전원공격)를 구사한다는 스타일도 닮았다. 하지만 뜯어보면 차이점 또한 적지 않다.
일단 둘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유한 공통점이 있다. 선수선발이나 훈련방식에서 여론의 휘둘리지 않는 추진력과 소신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히딩크가 능수능란하고, 선수들의 심리파악에 뛰어난‘여우 같은 호랑이’라면, 아드보카트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용맹스런 사자에 가깝다. 히딩크는 한때 팀의 기둥이었던 홍명보조자 주전에서 내치며 선수들의 군기를 잡는가 하면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단과 언론의 갈등을 부추기며 내부결속을 강화하는 교활한 언론플레이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직선적인 아드보카트는 언론이나 팬들의 비난에 대해서는 당사자와 공개설전을 불사할 정도로 강성이다. 물론 선수 장악력도 히딩크 못지 않다. 유로 2004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의 간판스타 루드 반 니스텔루이가 교체에 불만을 나타내자 선발에서 제외했고, 부진한 공격수 클루이베르트와 미드필더 시도르프를 벤치에 앉히는 등 이름값에만 의존하지 않는 선수 기용은 유명하다.
스타일 못지 않게 축구전술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발견된다. 토탈사커의 적자로 통하는 아드보카트는 먼저 수비를 탄탄하게 한 뒤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고, 최전방 양 날개를 이용해 측면 공격을 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점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전술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 때 스리백(세 명을 수비수를 두는 것)을 기반으로 3-4-3 포메이션을 즐겨쓴 반면 아드보카트는 유로 2004에서 포백을 기초로 한 4-3-3의 변형인 4-2-3-1를 구사했다. 2명의 미드필더에게 수비가담의 중책을 맡긴다는 점에서는 히딩크보다 수비를 더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또 아드보카트는 경험이 많고 노련한 선수를 선호한다. 신인도 기용하기는 하지만 젊은 유망주를 갑자기 주전으로 발탁하는 일은 거의 없다. 따라서 히딩크처럼 신인들을 대거 발굴할 것 같지는 않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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