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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로 한 수 한 수… "바둑, 戰場은 사이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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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로 한 수 한 수… "바둑, 戰場은 사이버다"

입력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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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바둑 전쟁’ ‘묻지마 대국’…. 인터넷 바둑에 붙는 별칭들이다.

컴퓨터ID 말고는 대국 상대방의 정체를 전혀 알 수 없기 때문. 인터넷 바둑은 그야말로 냉정한 수와 계산의 싸움 뿐이어서, 느긋한 수담(手談)을 통해 서로의 마음과 정신세계까지 교류하는 원래의 바둑과는 그 품격을 같이 논하기 힘든 것이 사실. 그런데도 때와 장소, 조건에 구애되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폭발적으로 동호인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시대조류를 반영, 한국기원이 대형 사이버기전(碁戰)을 창설한다. 이에 앞서 인터넷바둑사이트 ‘타이젬’이 2003년부터 첫 사이버기전 동양생명배(출범 당시는 동양생명배)를 운영해오고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기전 시대가 활짝 열리는 셈이다.

한국기원의 사이버기전인 ‘세계인터넷바둑오픈’은 자회사 세계사이버기원㈜을 통해 운영하는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가 개최하는 형식으로 11월14일 각국 선발전을 시작으로 내년 1월5일까지 계속된다. 총상금이 1억원, 우승 상금이 3,000만원으로 우승 상금만 놓고 볼 때 국내 기전 랭킹 5위 안에 드는 매머드급이다.

대회는 한국 60명, 중국과 일본 각 52명, 대만 16명, 유럽 4명 등 국가별 선발자와, 시드 배정자 8명 등 모두 192명이 참가해 1, 2차 예선을 거친 뒤 토너먼트 형식의 본선을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대회 참가는 ‘사이버오로’ 상의 대국을 통해 매겨지는 기력 7단 이상의 실력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동양생명배는 이보다 앞서 10월 한달간 참가신청을 받은 뒤 11월7일 1차 예선을 시작하며 12월 28일 결승전을 치른다. 대회 총상금 1억500만원, 우승 상금 2,000만원으로 역시 대형 기전이다.

이처럼 대형 사이버기전이 잇따라 창설되는 것은 오프라인 바둑대회에 비해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손종수 사이버오로 사업본부장은 “오프라인 바둑대회는 참가 기사의 대국 스케줄 짜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드는 등 시간, 장소, 비용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며 “반면 사이버 대국은 이 같은 제약에서 자유로운데다, 많은 실력자들이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대회 창설 이유를 설명했다.

또 정용진 타이젬 컨텐츠총괄 이사는 “사이버 바둑에서는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거물을 만나더라도 기가 죽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며 “이 때문에 의외의 승부가 나는 일이 많으며 우승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유발하는 등 여러모로 흥미를 끌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자칭타칭 ‘강호의 은둔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되는 셈이다.

게다가 관객 입장에서도 사이버대국이 훨씬 매력적이다. 오프라인 바둑대회는 케이블TV 채널의 별도중계가 없을 경우 소수의 관계자만 경기를 볼 수 있는 반면, 인터넷바둑은 누구든 실시간 관전이 가능하다.

네티즌은 경기를 보면서 아이콘을 통해 좋아하는 선수에게 장미꽃 다발을 보내고 폭죽을 터뜨리며 3ㆍ3ㆍ7 박수를 보내는 등 적극적인 응원도 펼 수 있다.

국내 인터넷 바둑 인구는 현재 3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해마다 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유명 프로기사 대부분도 평소 인터넷바둑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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