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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영화계 유료시사회 대세 굳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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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영화계 유료시사회 대세 굳히나

입력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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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문사로 독자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아침 신문기사에 영화 ‘형사’가 오늘 개봉된다고 써 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저는 분명히 이틀 전에 영화관에서 그 영화를 보았는데.” 이틀 전에 본 것은 유료시사회라고 설명해주자 비로소 납득했다.

영화계에 유료 시사회가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봉 전 유료시사회 형식을 통해 이미 19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웰컴 투 동막골’의 성공에 자극 받은 영화사들이 잇달아 유료 시사회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형사’ 역시 유료시사회로 6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개봉도 하기 전 흥행순위 6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고, ‘가문의 위기’는 개봉 3일전 시작한 유료 시사회로 상당한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23일 개봉하는 ‘너는 내 운명’도 15일 45개 스크린에서 유료 시사회를 시작하며 초반 기선 잡기에 나선다.

유료 시사회가 확산되는 것은 개봉에 앞서 영화의 입 소문을 낼 수 있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켓팅 파워’를 지닌 이렇다 할 배우는 없지만 작품성에 자신을 가졌던 ‘웰컴 투 동막골’이 ‘친절한 금자씨’에 맞서 개봉 2주전부터 대규모로 유료 시사회를 추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벤트에 당첨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시사회와 달리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점도 영화계가 유료 시사회를 선호하는 이유다. 주말 개봉 관행이 무너진 것도 유료 시사회 확산과 관련이 있다. 김태성 쇼박스 홍보부장은 “인터넷 때문에 영화의 보안이 유지될 수 없는 시대다. 차라리 빨리 보여주고 관객과 호흡하려는 유료 시사회가 영화계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유료 시사회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히 갈릴 영화를 미리 공개하면 자칫 흥행의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보 대행사 영화인의 이주연 팀장은 “‘웰컴 투 동막골’은 비밀주의 마케팅을 택한 ‘친절한 금자씨’가 있었기에 효과를 본 측면이 있다”며 “유료 시사회는 영화의 특성에 맞춰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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